'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특급 여배우가 홍대 거리에... 네티즌들 화들짝

2025-11-2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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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서 샤를리즈 테론과 사진을 찍었어요”

샤를리즈 테론 / X 영상 캡처
샤를리즈 테론 / X 영상 캡처
경호원도 없이 홍대 거리를 걷는 금발의 장신 여성. 행인들이 고개를 갸웃한다.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행인도 있다. 할리우드 정상급 배우 샤를리즈 테론이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홍대 거리에서 샤를리즈 테론과 사진을 찍었다는 내용의 영상이 빠르게 퍼졌다.
샤를리즈 테론 / X 영상 캡처
샤를리즈 테론 / X 영상 캡처

한 누리꾼이 올린 영상에는 롱코트를 입은 샤를리즈 테론이 딸로 보이는 여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홍대 거리를 걷는 장면이 담겼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나누며 주변을 둘러봤다. 한국 팬 한 명이 조심스럽게 다가가 정중하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샤를리즈 테론은 "하이(Hi)"라며 환한 미소를 지으며 흔쾌히 응했다.

누리꾼들은 "할리우드 대배우가 저렇게 경호원도 없이 혼자 다녀도 되나", "마네킹 비율이 실존하네", "행사도 아닌데 외국 배우가 여행을 오는 것이 신기하다", "진짜 예의 바른 팬 덕분에 좋은 장면 나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샤를리즈 테론은 1975년 8월 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베노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발레리나를 꿈꿨던 그는 여섯 살 때부터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고,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등 공연 무대에도 섰다. 1991년 16세가 됐을 때 어머니 권유로 이탈리아 살레르노 지역 모델 콘테스트에 출전해 입상하면서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밀라노로 이주해 세계적인 패션 무대에서 활약했다.

모델 활동을 마친 뒤 뉴욕으로 건너가 발레 학교에 다니며 본격적으로 발레리나의 꿈을 키웠지만 무릎 부상으로 더 이상 발레를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당시 19세였던 그는 영화계에서 일하던 어머니로부터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 표를 받았다. 할리우드행 결정은 그렇게 이뤄졌다.

초기 할리우드 커리어에서 샤를리즈 테론은 '지적인 마릴린 먼로' 또는 '차세대 샤론 스톤'이라는 수식어를 들었다. 177cm의 늘씬한 키와 금발의 미모로 주목받았지만, 배우로서의 개성을 확립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데블스 애드버킷', '사이더 하우스', '이탈리안 잡' 등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으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엔 부족했다.

전환점은 2003년 영화 '몬스터'였다. 연쇄살인범 에일린 워노스 역을 맡은 그는 15kg를 증량하고 눈썹을 밀었으며, 틀니를 끼우고 로션조차 바르지 않았다. 메이크업으로 얼굴을 완전히 바꿔 실존 인물과 놀라운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이 연기로 2004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미국 배우조합상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아프리카 출신 배우로는 최초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됐다.

이후 '노스 컨트리'(2005)로 다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핸콕'(2008)에서는 윌 스미스와 호흡을 맞췄다.

샤를리즈 테론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은 2015년 개봉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다. 조지 밀러 감독의 이 작품에서 그는 한쪽 팔이 없는 전사 퓨리오사 역을 맡았다. 머리를 완전히 삭발하고 얼굴에 검은 오일을 바른 채 사막을 질주하는 모습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꼽힌다.

독재자 임모탄 조로부터 다섯 명의 여성을 구출해 '녹색 땅'으로 데려가려는 캐릭터는 톰 하디가 연기한 맥스보다도 더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액션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캐릭터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으로 샤를리즈 테론은 액션 배우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의상상, 분장상,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효과상, 미술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전 세계적으로 3억 7000만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올린 영화는 페미니즘 액션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퓨리오사 역은 샤를리즈 테론에게 단순히 액션 스타라는 타이틀만 안긴 게 아니었다. 강인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을 동시에 표현해야 하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며 '미모의 여배우'라는 한계를 완전히 벗어던졌다. 이 작품 이후 할리우드는 그를 어떤 역할도 소화할 수 있는 진정한 배우로 인정하게 됐다.

2017년 '아토믹 블론드'에서는 냉전 시대 스파이 역을 맡아 직접 화려한 액션신을 소화했고, 같은 해 '툴리'에서는 세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 역으로 변신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2019년 '밤비노'에서는 저널리스트 역을 맡았고, '스캔들'에서는 폭스뉴스 앵커 메긴 켈리 역으로 또 한 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샤를리즈 테론은 배우 활동 외에도 제작자로서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유엔 평화사절로 임명돼 여성과 아동의 권리를 옹호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모국어는 아프리칸스어지만, 완벽한 미국식 영어 발음을 구사해 많은 사람들이 그를 미국 배우로 착각할 정도다.

오는 2026년 7월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오펜하이머' 등으로 세계적 명성을 쌓은 놀란 감독과의 첫 협업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홍대 방문이 단순 관광인지, 아니면 특정 일정과 관련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대형 행사나 공식 일정 없이 딸과 함께 자유롭게 서울 거리를 걷는 모습은 한국 팬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전망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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