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성평등가족부, 성평등·청소년 지원정책 협력 논의

2025-11-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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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민경 장관에 농어촌·다문화 등 특수성 반영 정책지원 건의
"‘서울과 똑같이 보지 마세요’~전남의 절박한 외침, 장관의 귀를 열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어르신이 손주를 키우고, 다문화 가정이 이웃이 되는 전남의 현실은 서울과 다릅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24일 도청 접견실에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과 면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24일 도청 접견실에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과 면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4일,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의 전남 방문은 단순한 현장 시찰이 아니었다. 수도권 중심의 획일적인 정책 틀 속에 갇혀 신음하던 전남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 마침내 정책 결정자의 귓가에 직접 꽂히는 절박한 ‘호소의 장’이었다.

####“전남의 여성, 전남의 아이들은 다릅니다”

김영록 지사와 원민경 장관의 만남은, 화기애애한 덕담을 넘어선 치열한 ‘정책 토론회’에 가까웠다. 김 지사는 “농어촌 여성의 취업난, 급증하는 조손·한부모 가정, 높은 다문화가정 비율 등 전남이 처한 특수한 현실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이 절실하다”며, 중앙정부의 섬세한 정책 설계를 강력히 요청했다. 특히, 조부모의 손주 돌봄을 국가가 직접 지원하는 사업으로 전환해달라는 건의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전남의 현실을 담은 가장 절박한 요구였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24일 도청 접견실에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과 면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24일 도청 접견실에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과 면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이들 지키는 선생님, 최저임금 수준…이게 현실입니다”

장관의 발걸음이 이어진 전남도청소년미래재단에서는, 더 처절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위기 청소년들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주는 상담사, 지도사들이 정작 자신들은 ‘소진(burnout)’ 직전의 열악한 처우에 내몰려 있다는 것이었다. 한 참석자는 “사회복지사는 법적 보호를 받는데, 똑같이 힘든 일을 하는 청소년 기관 종사자들은 왜 사각지대에 있어야 하냐”며, 이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눈물로 호소했다.

####장관의 ‘공감’, 희망의 ‘씨앗’이 될까

이날 원민경 장관은 전남의 절박한 요구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화답했다. 이는 당장의 해결을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중앙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지역의 목소리가 비로소 ‘정책 검토 1순위’ 테이블에 오르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아래에서 위로’, 정책의 물길을 바꾸다

이번 만남은, 중앙정부가 정책을 내려보내면 지방은 따르기만 하던 낡은 관행을 넘어, 지역의 현실이 중앙의 정책 방향을 이끌어가는 ‘상향식 정책’의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다. ‘모든 길은 서울로 통한다’는 낡은 공식을 깨고, 전남의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된 이 ‘정책의 역류’가, 과연 대한민국 전체의 성평등·가족·청소년 정책의 물길을 더 건강하고 풍요롭게 바꿀 수 있을지, 이제 중앙정부의 진정성 있는 응답에 모두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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