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의 ‘어머니들’, 9개 읍면 밥상을 ‘사랑’으로 버무리다

2025-11-2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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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함평의 ‘어머니들’, 9개 읍면 밥상을 ‘사랑’으로 버무리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어머니, 올겨울 김장 걱정은 마쇼잉!” 지난 24일, 함평군 새마을부녀회의 ‘어머니’들이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의 손끝에서 버무려지는 것은 단순한 배추와 양념이 아니었다. 이웃의 시린 겨울을 녹여줄 따뜻한 ‘정(情)’이었고, 홀로 밥상을 차리는 어르신의 허전함을 채워줄 든든한 ‘위로’였다.

이상익 함평군수(가운데), 이남오 함평군의회 의장(오른쪽)이 김장 나눔 행사에 참석 김장을 하고 있다.
이상익 함평군수(가운데), 이남오 함평군의회 의장(오른쪽)이 김장 나눔 행사에 참석 김장을 하고 있다.

####280명의 ‘엄마 손맛’, 함평 전역으로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 ‘2025 사랑의 김장 나눔’ 현장은, 마치 온 동네가 모여 김장을 담그던 옛 시절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280여 명의 부녀회원들은 저마다의 ‘비법 양념’을 더하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엄마표 김치’를 만들어냈다. 이들의 정성으로 완성된 김치는, 오는 12월 4일까지 9개 읍면 전역의 가장 낮은 곳, 가장 그늘진 곳으로 빠짐없이 배달될 예정이다.

####‘김치 배달부’이자, ‘행복 배달부’

이들의 역할은 김치를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부녀회원들은 직접 가가호호 방문하며 김치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홀로 사는 어르신의 안부를 묻고, 불편한 곳은 없는지 살피는 ‘우리 동네 복지사’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낼 예정이다. 이는 행정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이웃의 따뜻한 관심으로 메우는 가장 효과적이고 인간적인 ‘안전망’이다.

####수십 년 이어진 ‘아름다운 전통’

새마을부녀회의 이런 선행은, 해마다 겨울이 오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아름다운 전통’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김장 비용이 부담스러워 겨울나기가 막막했던 이웃들에게, 부녀회의 김장 나눔은 단순한 음식 지원을 넘어, “함께 살자”는 공동체의 묵직한 약속이자 희망의 증표가 되어왔다.

####“가장 따뜻한 양념은 ‘정성’입니다”

변정례 부녀회장은 “회원들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듬뿍 들어간 김치이니, 세상에서 가장 맛있을 것”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상익 함평군수 역시 “매년 한결같은 사랑으로 이웃을 보듬어주시는 새마 V부녀회원 여러분이야말로, 함평을 지키는 가장 든든한 힘”이라며 깊은 감사를 전했다. 280명 어머니들의 ‘사랑의 레시피’가, 올겨울 함평을 가장 훈훈한 동네로 만들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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