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넘게 정정하게 활동하실 줄 알았는데...” 생방송 중 故 이순재 추모한 유명 가수

2025-11-2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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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현역' 이순재 별세…향년 91세

가수 테이가 연예계 대선배 고(故) 이순재의 별세 소식에 생방송 중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배우 이순재 향년 91세 일기로 별세
배우 이순재 향년 91세 일기로 별세

25일 오전 생방송으로 진행된 MBC FM4U ‘굿모닝FM 테이입니다’에는 한 청취자가 방송을 통해 이순재의 별세 소식을 알렸고, 이를 들은 DJ 테이는 순간 말을 잇지 못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테이는 “선생님께서 본인 생을 마감할 때까지 무대나 카메라 앞에 있겠다고 하셔서 100세 넘게 정정하게 활동하실 줄 알았는데…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좋은 곳에 계실 거라 생각한다”라며 “한평생 도전을 멈추지 않으셨던, 열정을 다하셨던 모습 잊지 않겠다, 존경한다”라고 후배로서의 존경을 전했다.

한국 연기계를 상징하는 원로 배우 이순재는 이날 새벽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유족에 따르면 현재 빈소를 마련 중이며 장례 절차는 추후 안내될 예정이다.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추모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믿기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랐는데 마음이 아프다”, “선생님 덕분에 행복했다” 등 고인을 기억하는 글이 이어지며 대중의 애도가 확산되고 있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한 이순재는 1960년 KBS 1기 공채 탤런트로 발탁된 이후 드라마·영화·연극을 넘나들며 70여 년 가까이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한국 최초의 방송사 HLKZ-TV 시절부터 무대를 지켜온 그는 한국 방송 역사를 온몸으로 증명한 살아 있는 연기 교본으로 평가받아왔다.

출연작도 방대하다.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는 최고 시청률 65%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드라마사에 기록으로 남았고, ‘허준’, ‘상도’ 등 사극부터 현대극까지 장르를 초월한 존재감을 보였다. 2000년대 들어서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이전의 근엄한 이미지를 내려놓고 대중에게 친근하고 유쾌한 매력을 선보이며 세대 간 사랑을 받았다.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장수상회’(2016), ‘앙리할아버지와 나’(2017), ‘리어왕’(2021) 등 무대를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고, 특히 ‘리어왕’에서는 200분 가까운 공연의 방대한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해 호평을 받았다.

배우 이순재가 2023년 10월 24일 서울 고덕동 스테이지28에서 열린 제13회 아름다운 예술인상 시상식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배우 이순재가 2023년 10월 24일 서울 고덕동 스테이지28에서 열린 제13회 아름다운 예술인상 시상식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2023년에는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를 대극장 무대에 올리며 연출자로도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해에도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10월 건강 문제로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 직전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와 KBS 2TV 드라마 ‘개소리’에 출연하며 마지막까지 배우로서의 책임을 다했다. 같은 해 KBS 연기대상에서는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에 오르는 영예도 안았다.

다만 지난해 말 건강 악화로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서 하차했고, 올해 8월에는 소속사가 “재활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회복 중”이라며 “상태가 호전되면 다시 작품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중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생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순재는 배우이자 교육자로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연기 예술을 꿈꾸는 후배 양성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고,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수년간 후학을 지도했다.

또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민주자유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에 출마해 당선되며 잠시 정치권에 몸담기도 했다. 국회에서는 민자당 부대변인,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을 역임했다.

대중의 마음 속에서 ‘평생 현역’으로 남아 있던 그가 떠난 지금, 후배들의 추모 메시지와 수많은 시민의 애도가 이어지며 그의 발자취가 새삼 조명되고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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