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미친듯이 팔리며 난리났는데…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워졌다는 '한국 음식'
2025-11-2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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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한국의 맛
한국 길거리 음식이 이제는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달고나는 ‘오징어게임’을 계기로 전 세계 디저트 시장에서 주목받았고, 김밥·떡볶이·순대 조합은 K-팝과 함께 ‘한국의 맛’으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붕어빵은 와플 형태로 변형되어 바닐라 아이스크림, 블루베리, 아몬드 등을 곁들인 고급 디저트로 재탄생해 해외에서는 한 개에 5파운드, 우리 돈 약 1만 원에 판매되기도 한다.
이처럼 한국의 길거리 음식은 세계의 식탁 위에서 트렌드가 되고 있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이들을 골목에서 만나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겨울이면 당연히 있던 붕어빵, 계란빵, 어묵, 떡볶이 같은 대표 간식들이 이젠 관광지나 특정 마트 외에는 쉽게 보기 힘든 풍경이 됐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원재료 가격의 급등이다. 붕어빵에 들어가는 팥, 밀가루, 식용유의 도매 가격은 몇 년 사이 두 자릿수 이상 상승했다. 이에 따라 노점 운영자 입장에서는 단가를 유지하기도, 가격을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실제로 "재료비 부담에 예전처럼 개당 500원에 팔기는 어렵다"는 현장 상인의 말처럼, 요즘 붕어빵 한 개 가격은 800원에서 1,500원까지 다양하다. 일부 상인은 장사를 접거나, 아예 다른 품목으로 전환하기도 한다.

운영 환경도 악화됐다. 위생 규제와 단속이 강화되면서 노점에서 판매하는 것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특히 보행권 침해나 민원 발생 우려로 인해 지자체의 규제가 지속되고 있으며, 정식 허가를 받은 노점은 전체 중 일부에 불과하다. 그 결과 서울,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도시에서도 길거리 음식 노점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전국 노점 수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거리에서 장사하던 상인 수 역시 꾸준히 줄고 있으며, 젊은 세대의 진입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한때 자영업 대안으로 여겨졌던 길거리 간식 장사는 이제 고령화된 일부 소수 상인의 생계 수단으로만 명맥을 잇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들의 아쉬움도 크다. 편의점 간식이나 배달 음식이 대체하고 있지만, 즉석에서 구워낸 따뜻한 붕어빵과 같은 ‘현장성 있는 간식’의 매력은 대체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스스로 ‘붕어빵 지도’를 만들고, SNS를 통해 붕어빵 파는 곳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추억의 맛을 찾아 나선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는 사라져가는 이 간식들이 해외에서는 오히려 브랜드화되고, 상품화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유럽, 동남아 마트에서는 가공된 떡볶이와 김밥이 ‘K-스트리트푸드’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고,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길거리 음식 투어’를 목적으로 여행 일정을 짜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결국 한국의 길거리 음식은 문화적 자산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콘텐츠가 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그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적 배려와 현실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통을 잇는 동시에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정책적 고민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