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경찰관 치고 도주한 영관급 '군사경찰', 버스가 검거 도왔다
2025-11-2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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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육군 군사경찰 소속 영관급 장교, 현행범 체포
경기 화성에서 술을 마신 뒤 운전하던 육군 군사경찰 영관급 장교가 음주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장교는 버스 운전기사의 협조로 체포됐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육군 모 사단 군사경찰 소속 영관급 장교 A씨를 긴급체포해 군에 넘겼다고 25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24일 오후 8시 25분쯤 화성시 봉담읍 상가단지 인근에서 음주 검문을 받던 중 차량을 몰고 현장을 벗어났다. A씨는 약 2km를 달린 뒤 순찰차에 가로막혔으나 멈추지 않았다.
화성서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B 경위(50대)가 차에서 내리라고 지시하면서 조수석 문을 열려 하자, A씨는 그대로 도주했다. B 경위는 바닥에 넘어지면서 양쪽 손에 타박상을 입었고 무릎에는 찰과상을 당했다.

경찰은 순찰차 한 대로 A씨를 추격했다. 약 4.9km를 더 쫓아간 경찰은 화성시 매송면의 수원 방향 편도 2차로 고가도로 2차선에서 A씨 차량 전방을 차단했다.
이 순간 옆 1차선을 운행하던 시내버스도 A씨 차량 측면에 정차했다. 버스 기사가 추격 상황을 목격하고 자발적으로 차를 세워 A씨의 탈출로를 봉쇄한 것이다. 음주 검문 현장에서 A씨가 도망친 지 약 20분 만에 검거가 이뤄졌다.
현장에서 실시한 음주 측정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기준에 해당했다.
경찰은 A씨가 군인임을 확인한 뒤 25일 새벽 신병을 군 측에 이관했다. 군 당국은 A씨에 대한 구체적인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검거에 힘을 보탠 버스 기사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신원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자칫 위험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버스가 적절한 시점에 정차해 도주로를 막아서면서 큰 도움을 줬다"며 "다만 검거 현장에서 시민들은 스스로의 안전을 챙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