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편'] 박완수의 한 수(一手)...“이순신의 바다에서 미래를 말하다”

2025-11-2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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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열풍 뒤에 가려진 공공성의 위기”… 박완수가 던진 질문
- 남해안을 ‘이순신의 바다’로 재정의… 경남 미래축 다시 그리다
- 갈등 넘는 K-정신과 공직자 책임… 박완수 도정 철학의 핵심

‘2025 대한민국 지역대포럼’의 무대는 화려했지만, 그 중심에서 가장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 이는 박완수 경남도지사였다. 지방자치 30년을 돌아보는 자리에 그는 단순한 성과 나열보다, 지금 한국 사회에 무엇이 부족한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 사진=자료사진
‘2025 대한민국 지역대포럼’의 무대는 화려했지만, 그 중심에서 가장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 이는 박완수 경남도지사였다. 지방자치 30년을 돌아보는 자리에 그는 단순한 성과 나열보다, 지금 한국 사회에 무엇이 부족한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 사진=자료사진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2025 대한민국 지역대포럼’의 무대는 화려했지만, 그 중심에서 가장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 이는 박완수 경남도지사였다. 지방자치 30년을 돌아보는 자리에 그는 단순한 성과 나열보다, 지금 한국 사회에 무엇이 부족한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박 지사가 강조한 단어는 의외로 화려한 개발 용어나 기술이 아니었다. 그는 “공직자의 본분,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정신”을 꺼냈고, 이를 이순신 장군에 비유했다.

■ “K-열풍은 뜨겁지만, 공공성은 식고 있다”

박 지사는 해외에서 ‘K-푸드·K-팝·K-드라마’가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러나 바로 이어지는 말은 날카롭다. “정치·사회에서는 여전히 공익보다 사익이 앞선다.”

화려한 국가 브랜드 뒤에 가려진 내부 문제를 피하지 않은 것이다. 그가 말한 ‘K-정신(Spirit)’은 결국 공직자의 책임을 회복하고 갈등보다 통합을 앞세우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는 민선 8기 도정 철학의 핵심이기도 하다.

남해안에 그린 ‘이순신의 바다’ 전략

박완수 도지사가 이날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단연 ‘남해안’이다. 그는 남해안을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 살아 있는 바다이자, 미래 해양경제의 중심축”으로 규정했다.

세계 물류지도가 북극항로 개척을 계기로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에, 남해안을 조선·물류·관광 산업이 집적된 국가 경제의 핵심 거점으로 재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한 지역개발 청사진이 아니라, 한국의 해양경제 판을 다시 짜겠다는 국가 단위 이야기다.

“갈등보다 통합, 이익보다 공익”… 도정 철학을 국가 담론으로 확장

박 지사의 메시지는 경남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지방자치 30년의 성과를 돌아보면서도, 지방이 곧 국가 경쟁력의 토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동체 정신 회복”을 말했지만, 이는 결국 공직사회와 정치권 전반에 던지는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지방 행정을 넘어 국가적 리더십을 겨냥하는 시선이 읽힌다.

기자가 본 박완수의 ‘정치적 언어’

박완수 지사는 이날 발표를 통해 두 가지를 동시에 던졌다. 하나는 경남의 미래 전략. 또 하나는 한국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특히 그가 강조한 ‘이순신 정신’은 단순한 역사적 비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책임, 헌신, 공익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시대에 공공성을 중심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정치적 메시지다. ‘남해안 비전’은 그 메시지의 실질적 플랫폼이다.

오늘 박 지사 발표는 경남 이야기였지만, 결국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말한 것 같았다.지역 전략을 넘어서 한국 사회가 잃어버린 ‘공적 리더십’을 다시 묻는 이정표에 가까웠다. 그 질문을 누가, 어떻게 답할지는 앞으로의 몫이다.

home 최학봉 기자 hb707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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