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우리만 군대 가는 건 억울" 여자 "우리도 당해 보라는 거냐"
2025-11-2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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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징병제, 과연 공정한 선택일까?
여성의 군 입대 문제를 둘러싸고 남녀 의견이 또 갈렸다.
지난 21일 성평등가족부 주최로 ‘성평등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성평등 토크 콘서트는 청년들의 성평등 인식 격차를 좁히기 위해 성평등부가 마련한 자리로, 다음 달까지 총 5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은 20~30대 19명(남성 7명, 여성 12명)이 참석했다.
남녀 참석자들은 특히 ‘군대’ 문제를 둘러싸고 의견이 극명히 나뉘어졌다.

남성들은 “남자만 군대에 가는 건 문제”라고 했고, 여성들은 “여성들은 군대를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현실이 불합리하다”고 했다.
남성 참가자들은 군대 문제와 관련, “여성도 병역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대 남성 김 모 씨는 “사회에서 남성들만 군대에 가도록 정해 버렸다”며 “장기적으로 본다면 여성에게도 병역의 의무가 주어져야 하고, 1년 6개월을 다 하진 않더라도 기초 군사 훈련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 김 모 씨도 “군대가 성별의 문제라고 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남성이 많이 가기 때문”이라며 “정말 싼값에 젊은이들을 데려다가 쓰고 있는데, 남성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군대를 좋은 기회와 일자리로 접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했다.
여성 참가자들은 “우리가 남성이 군대를 가야 한다고 결정한 것도 아닌데, 억울하다”고 했다. 30대 여성 오 모 씨는 “군대에 남성만 가도록 한 건 국가적 차원의 결정이었다. 여성들이 남성이 가야 한다고 주장한 게 아닌데, ‘너네도 군대 가서 한번 당해 보라’는 식의 생각이 많은 것 같아 억울하다”고 했다.

그는 “남성들이 군대를 가서 (취업과 관련한) 기회를 많이 놓치고 있다고 한다. 그럼 남성들의 대기업 입사 비율이 낮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30대 여성 이 모 씨는 “우리나라 인구의 반 이상이 여성인데,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군대에 갖춰져 있지 않다”며 “여성 입장에서 내 한 몸 지키기 위한 기술을 배우러 간다고 생각하면 군대 2년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여성 징병제'는 이전부터 논란이 계속된 문제였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여성도 현역병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군 복무와 관련한 기본 법률인 병역법은 현역병·예비군·대체복무 등을 규정한다. 현행법상 여성도 지원을 통해 군 복무가 가능하지만 장교(사관학교·학군단 등 출신)나 부사관(군 경력 직업군인)으로만 선발된다. 병사, 즉 의무적으로 일정 기간 복무하는 현역병으로는 갈 수 없다.
개정안에는 병무청장이나 각 군 참모총장이 현역병 선발 시 성별을 따지지 않고 지원자를 뽑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병무청은 징병검사, 입영, 예비군 관리 등을 총괄하는 기관이며, 각 군 참모총장은 육·해·공군의 최고 지휘관이다. 이들이 성별 제한 없이 현역병을 선발할 수 있게 되면 여성도 병사로 입대할 길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