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추적'] 우주항공청을 현실로 만든 사람… ‘전략가 박완수’가 연 경남의 우주항공 시대

2025-11-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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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제의 퍼즐을 맞춘 사람… ‘우주항공청 사천 시대’를 현실로 만든 박완수
- 조율·협상·압박의 3단 전략… 중앙정부를 움직인 도지사의 정무력
- 산업을 먼저 움직여 조직을 끌어온 ‘경남형 우주항공 생태계 설계자’

난제의 퍼즐을 맞춘 사람… ‘우주항공청 사천 시대’를 현실로 만든 박완수 / 사진=위키트리DB
난제의 퍼즐을 맞춘 사람… ‘우주항공청 사천 시대’를 현실로 만든 박완수 / 사진=위키트리DB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경남 서부권을 취재하면 요즘 단골로 들리는 문장이 있다.“이제 진짜 우주항공 시대가 온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역 숙원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진척이 없던 과제였다. 그러나 2025년, 우주항공청 개청이 공식 확정되면서 이 말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판을 움직여 온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서 있다.

사천·진주권 30년의 꿈, 국가 행정체계로 승격되다

우주항공청은 단순한 신설 기관이 아니다. 경남 서부권의 산업 구조, 대학 체계, 일자리 생태계 전체를 다시 쓰는 국가 전략 프로젝트의 핵심 축이다.

그동안 사천의 항공MRO, 진주의 방산부품, 고성·하동의 소재산업은 각자 성장을 도모했으나 서로 연결성은 약했다. 하지만 우주항공청이 출범하면서 이 분야들이 하나의 ‘우주항공 국가전략 벨트’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들은 말은 더 분명했다. “유치 싸움은 끝났고, 이제는 운영 능력의 시대입니다.” 말 그대로, 경남이 우주항공 산업의 ‘본거지’가 되는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

박완수의 결정적 역할 — 조율·압박·협상, 3박자 전략

우주항공청의 입지 확정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부처 간 권한 다툼, 국회의 예산조정, 타 지역의 반발, 정치권의 계산이 뒤엉킨 복잡한 구도였다. 그때 박완수 지사가 선택한 방식은 정면 돌파형 전략 3단계였다.

① 정부·국회를 직접 상대하며 ‘사천 고정’을 관철

흔들릴 때마다 그는 서울로 올라갔다. 청와대, 여야 지도부, 해당 상임위를 상대로 “항공 기반은 사천 외 대안이 없다”는 논리를 끈질기게 설득했다. 권역 개발 논쟁이 치열했던 순간마다 ‘사천 카드’는 박 지사에 의해 다시 중앙 테이블 위에 올랐다.

② 지역 갈등을 최소화한 ‘균형 배치 모델’ 설계

사천 단일 중심이 아닌, 진주·고성·하동 등 인근 지역과의 기능 분산을 병행해 지역 내부의 갈등을 차단했다.

‘반발이 아니라 연계’라는 새 구조를 만든 셈이다.

③ 기업·연구기관의 조기 참여를 끌어낸 ‘락인(Lock-in) 전략’

국가계획이 느려도 산업 현장은 기다리지 않는다는 점을 간파했다.

그래서 KAI, 항우연, 부품기업 등 민·관·산 주체들이 우주항공청 공식 개청 전부터 이미 산업 생태계를 가동하도록 만드는 선제 전략을 펼쳤다.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흔히 표현하는 말이 있다. “이건 유치가 아니라, 사실상 설계 수준의 전략이었다.”

경남의 경제지도를 다시 그릴 ‘우주항공 벨트’

우주항공청 출범은 말 그대로 경남 경제지도의 판을 바꾼다. 사천–진주–고성–하동–창원으로 이어지는 우주항공 산업 슈퍼벨트 대규모 R&D 프로젝트 유치 가능성 확대 지역 대학의 항공·AI·정밀공학 중심 재편 청년층 고급 일자리 창출이다.

경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조선·항공·기계·방산·전기·AI가 모두 공존하는 지역이다.우주항공청은 이 산업들을 단일 축으로 통합하는 ‘결정판’으로 작용한다.

특히 올해 2월 확정된 본청사 부지는 상징적이다. 사천시 용현면 우주항공국가산단 23만㎡(6만 평)에 2030년까지 건립되며, 연구·행정 기능뿐 아니라 테마파크까지 갖춘 지역 랜드마크형 기관으로 조성된다.

기자의 눈 “사천 하늘에서 시작된 경남의 미래”

우주항공청 개청은 지역 정치의 ‘업적 경쟁’으로 소모돼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것은 경남의 산업 체질을 통째로 바꾸는 구조적 전환의 출발점이다.

박완수 지사는 이 과정을 단순 유치나 홍보 차원이 아니라, “경남 제조업의 지도를 바꾸는 전략 작업”으로 접근했다.

그 결과, 경남은 ‘제조업의 땅’을 넘어, ‘우주를 준비하는 땅’으로 도약하고 있다.

사천 하늘 위로 올라가는 항공기의 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우주항공청이라는 이름이 이미 경남의 산업지형에 새로운 축을 그려 넣고 있다.

home 최학봉 기자 hb707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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