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천만영화 '기생충' 기록 깼다…역대 최초 205개국 수출 성공한 '한국 영화'

2025-11-2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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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개국 선판매, 한국 영화 새 역사

한국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국내 영화사 기록을 다시 썼다.

'어쩔수가없다' 캐릭터 영상 중 한 장면. / 유튜브 'CJ ENM Movie'
'어쩔수가없다' 캐릭터 영상 중 한 장면. / 유튜브 'CJ ENM Movie'

한국일보 등에 따르면 최근 '어쩔수가없다'는 해외 선판매 계약이 무려 205개국에 이르면서 역대 한국 영화 최다 수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종전 1위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개봉 당시 203개국 판매를 달성한 바 있다. ‘어쩔수가없다’는 이 수치를 2개국 더 늘리며 한국 영화 해외판매 기록을 공식적으로 갈아치웠다.

이와 관련해 판매 가능한 모든 지역을 사실상 소화했다는 제작사 설명이 뒤따랐다. CJ ENM 측 역시 판매할 수 있는 곳에 다 판매한 결과로 내부에서는 보고 있다고 전하며, 현재 글로벌 시장 구조상 이 기록을 넘어서는 작품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어쩔수가없다' 연출자인 박찬욱 감독 역시 자신의 기존 기록을 넘어섰다. 바로 전작 ‘헤어질 결심’이 192개국 판매 실적을 올린 바 있는데, ‘어쩔수가없다’는 여기에 13개국을 더한 셈이다. 해외 영화제에서의 감독 브랜드 파워가 꾸준히 누적돼 온 결과가 수출 계약에서도 확실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많다.

해외 판매만으로 제작비 전액 회수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 CJ ENM 제공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 CJ ENM 제공

해외 판매 총액은 약 17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제작비 약 170억 원이 모두 해외 수출로 회수돼 제작사는 손익 부담을 사실상 처음부터 털어냈다.

국내 흥행의 손익분기점은 마케팅비 약 30억 원을 고려할 때 관객 약 70만 명 규모였다. ‘어쩔수가없다’는 상영 4일 만에 이 기준을 넘어섰고, 수익 구조상 이미 개봉 초기부터 안정권에 들어섰다는 점이 업계에서 주목받았다.

기존 한국 영화들은 해외 수출 비중이 커지고는 있지만, 제작비 전액을 판매 수익만으로 상쇄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글로벌 선판매 시장에서의 희소성과 감독·배우의 이름값이 흥행 부담을 크게 낮춘 셈이다.

해외 선판매 구조, 무엇이 결정하나

영화가 해외에 판매되는 구조는 철저하게 감독, 배우, 작품 브랜드에 좌우된다. 한국 내 누적 관객 수 같은 지표는 수출 협상에서 사실상 의미를 갖지 못한다. 해외 배급사들은 과거 작품 성과, 영화제 평가, 감독과 배우의 국제적 인지도, 그리고 장르·주제의 글로벌 확장성을 기준으로 구매 여부를 판단한다.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 CJ ENM 제공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 CJ ENM 제공

수출 계약 가격 역시 이 요소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이번 205개국 판매는 작품 완성도 외에 박찬욱 감독·주연 배우들이 가진 국제적 신뢰가 핵심 근거로 꼽힌다.

이는 앞으로 한국 영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전략으로 경쟁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도 남긴다. 국내 흥행과 별개로 해외 시장은 완전히 별도의 기준으로 움직이며, 감독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쌓일수록 시장 확장 속도가 빨라지는 구조가 현재 글로벌 영화 유통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해외 반응 “올해의 걸작급” “현 시대와 정확히 맞닿았다”

‘어쩔수가없다’는 해외 주요 영화제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베니스·토론토·뉴욕 등 국제적 영향력이 큰 영화제 상영 당시 긴 기립박수가 이어졌고, 작품상·관객상 후보와 수상이 연달아 기록되면서 현지에서의 기대감이 급격히 상승했다.

비평 사이트에서도 작품 완성도를 높게 평가하는 지표가 형성돼 있으며, 주된 평가 축은 연출력과 배우 연기,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의 균형이다. 일부 해외 비평가는 “올해 등장한 작품 중 가장 다층적인 해석 가능성을 담고 있다”는 의견을 남겼다.

'어쩔수가없다' 포스터. / CJ ENM 제공
'어쩔수가없다' 포스터. / CJ ENM 제공

현지 언론은 “올해의 ‘기생충’급 작품”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한 작품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북미·유럽·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도 선판매 후 초반 흥행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와 해외 평가의 차이

흥미로운 점은 한국 내 반응이 해외와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국내 관객은 주제, 서사 구조, 작품 톤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양상이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작품이 지닌 풍자와 메시지가 더 직접적으로 소비되는 분위기다.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는 사회적 구조 비판을 담은 영화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강해, ‘어쩔수가없다’의 연출 스타일이 이 지역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어쩔수가없다' 주연 이병헌. / CJ ENM 제공
'어쩔수가없다' 주연 이병헌. / CJ ENM 제공

즉 작품이 가진 메시지와 장치들이 해외에서는 문화적 맥락과 맞물리며 긍정적으로 작동하고, 국내에서는 정서와 취향 차이로 인해 평가가 분산되는 구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의 기생충급”…한국 영화 해외 시장 판도 다시 흔들까

‘어쩔수가없다’는 한국 영화가 가진 글로벌 확장성을 다시 검증하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205개국 판매라는 기록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국내 감독 브랜드 파워와 콘텐츠 경쟁력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사실을 시장에 다시 보여주는 지표다.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향후 한국 영화의 해외 선판매 전략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차기작 시장에서 박찬욱 감독뿐 아니라 후발 감독들의 작품 수출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영화 해외 판매 기록 자체가 극히 드물게 갱신되는 만큼, 이번 성과는 당분간 업계 기준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유튜브, CJ ENM Movie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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