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둣집 하면서 뒷바라지했던 고 이순재 아내, 남편 위해 준비한 '선물'

2025-11-26 14:42

add remove print link

사랑과 헌신으로 지켜본 평생의 동반자
배우 이순재를 묵묵히 지원한 아내의 진솔한 이야기

고인이 된 배우 이순재. 그의 아내가 보여준 마음이 모두를 울리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고 이순재 아내 최희정 씨는 1년 전부터 남편의 수의를 준비했었다고 한다.

수의를 만든 건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다.

그는 "사모님 약 1년 전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온 자리에서 수의를 부탁하셨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해 차근히 준비하고 싶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배우 김자옥, 김수미 역시 박술녀 원장이 지은 수의를 입고 영면했다.

고 이순재와 아내 최희정 씨 / 유튜브 'MBCLife'
고 이순재와 아내 최희정 씨 / 유튜브 'MBCLife'

박술녀는 고 이순재에 대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하셨고, 항상 남을 배려했던 분”이라며 “많은 분이 보통 한복을 입어도 버선 신으라고 하면 귀찮아하는데 선생님은 버선을 신으라고 권해 드리면 말없이 신으셨다. 정말 자애로운 분”이라고 했다.

과거 KBS1 '인간극장'을 통해 이순재 부부의 러브스토리가 전해진 바 있다. 아내 최 씨는 이화여대에서 무용을 전공했던 재원이었다. 결혼 이후엔 신혼 초 2평짜리 만둣집을 운영하면서 남편과 세 자녀를 뒷바라지했다고 한다.

최 씨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의 부인은 그늘에 있어야 한다. 비추어지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종일 중얼중얼 대사를 외운다. 집에는 전혀 신경을 안 쓴다. 부인이 뭘 하는지, 자식들이 공부를 잘하는지, 무엇을 먹고 사는지 신경을 안 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뭐라 하니까 집안에 열중하면 나가서 일을 못한다더라. 나도 예술을 해봤기 때문에 자꾸 머리 아픈 얘기를 하면 화면이 예쁘게 나오지 않을 것 같아 모든 걸 막았다. 그냥 내가 모두 처리하고 어려운 이야기도 안 했다"라고 덧붙였다.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

한편 고 이순재의 장례는 연극인협회장, 국민배우장 등 여러 절차가 논의됐지만 가족장 형태로 최종 결정됐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치권 인사의 추모 뿐만 아니라 연예계 선후배들의 조문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영결식은 오는 27일 새벽 5시 30분이다. 영결식 사회는 배우 정보석이, 추도사는 김영철과 하지원이 맡았다.

고 이순재 영정 / 뉴스1
고 이순재 영정 / 뉴스1

당초 유족 측은 일반 시민의 조문은 받지 않기로 했었으나, 생전 큰 사랑을 받은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KBS가 별도의 분향소를 마련했다.

고인에겐 금관문화훈장(1등급)도 추서됐다. 국가 최고 예우다. 오랜 세월동안 한국 대중문화의 품격을 높여온 공을 인정받은 것이다.

고인은 지난해 10월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기 전까지 남다른 활약을 펼쳐왔다. 지난해에는 KBS '개소리'에 출연, KBS 연기대상에서 첫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오래 살다 보니까 이런 날도 있다.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혀 참석자들이 눈물을 흘렸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