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아니었어?…다시마에 묻어 있는 '하얀 가루'의 반전 정체
2025-11-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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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마 ‘하얀 가루’의 정체…알고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
다시마 표면에 생기는 하얀 가루는 흔히 오해받지만, 사실은 영양 성분이 응축된 자연스러운 부산물이다.
다시마에 붙어 있는 하얀 가루는 바다에서 건져 올린 뒤 말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표면에 남는 만니톨이라는 당알코올 성분이다.
다시마 속 수용성 성분이 건조되며 결정 형태로 밖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흙이나 곰팡이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다시마가 충분히 잘 말랐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자연 건조 방식으로 말린 다시마일수록 이 하얀 가루가 선명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다만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섭취량을 지키고, 용도에 따라 가볍게 씻어 사용하면 안전하고 맛있게 활용할 수 있다. 다시마를 선택할 때 하얀 가루는 오히려 좋은 식재료임을 알려주는 기준이 될 수 있으며, 요리에 깊이를 더해준다.

◆ 만니톨이 건강에 주는 효과
만니톨은 단맛을 내는 성분이지만 체내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아 혈당을 크게 올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비교적 부담이 적은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뇨 작용을 도와 부종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와 함께 섭취하면 장 운동을 촉진해 변비 완화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다만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소화가 민감한 사람에게는 배에서 가스가 차거나 묽은 변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 다시마의 미네랄과 감칠맛을 증폭시키는 역할
하얀 가루는 만니톨 자체의 기능뿐 아니라 다시마의 풍미를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다시마는 요오드, 칼슘, 마그네슘 등 다양한 미네랄이 풍부한 식재료로,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도 함유하고 있다. 만니톨은 이 글루탐산의 짭짤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일본과 한국에서 육수용 다시마를 고를 때 하얀 가루가 많은 것을 ‘품질이 좋다’는 기준으로 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건조 과정에서 빠르게 손질한 다시마는 하얀 가루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감칠맛이 떨어질 수 있다.

◆ 요리에 활용될 때의 장점
만니톨이 포함된 다시마는 국물 요리의 깊이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물에 천천히 담가두면 수용성 성분이 우러나 감칠맛의 농도가 고르게 올라간다. 특히 찬물에 미리 우려내는 방식은 다시마 특유의 텁텁함을 줄이면서 하얀 가루 성분까지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조림, 샐러드, 장아찌처럼 직접 섭취하는 음식에서도 은은한 단맛이 살아나 전체 맛의 균형이 달라진다. 만니톨 자체는 익힌다고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조리법에서 안정적으로 풍미를 더해준다.
하얀 가루를 곰팡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특히 색이 뿌옇게 뭉쳐 있거나 점처럼 보이면 더욱 불안해지기 쉽다. 하지만 곰팡이는 주로 녹색, 청색, 검은색을 띠고 표면이 솜뭉치처럼 올라오는 반면, 만니톨은 가루처럼 얇게 퍼져 있고 손으로 문지르면 금세 사라진다. 자연 건조한 다시마일수록 하얀 가루가 많으므로 오히려 품질이 좋다는 지표로 보는 것이 옳다. 단, 만니톨이라도 물에 씻으면 쉽게 제거되므로 깔끔한 맛을 원하면 요리 전 가볍게 헹구면 된다.

◆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점
다시마는 영양이 풍부하지만 요오드 함량이 높은 식재료라 대량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갑상선 질환이 있는 사람은 하루 요오드 섭취량을 조절해야 하므로 다시마 사용량을 조절하는 편이 안전하다. 만니톨 역시 일정량 이상 섭취하면 장운동을 자극해 복부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 육수로 사용할 때는 적당량만 넣어 충분히 우린 뒤 건져내고, 장아찌나 조림처럼 직접 먹는 조리법에서는 하루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