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정영달 교수, 지느러미 강성만 바꿔도 추진력 달라지는 원인 규명
2025-11-26 16:52
add remove print link
물의 흐름 세기에 따라 최적 구조 달라지는 ‘성능 전환점’ 밝혀
차세대 저전력 수중 로봇 설계 혁신 기대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조선대학교(총장 김춘성)는 물고기처럼 유연하게 휘어지는 지느러미가 특정 조건에서 단단한 지느러미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조선대학교 기계공학과 정영달 교수 단독 연구로 수행됐으며, 유체역학 분야 국제적 권위지 「Physics of Fluids」(JCR 상위 10%) 2025년 10월호에 게재됐다.
정 교수는 지느러미가 외부 장치에 고정되지 않은 ‘비구속’ 상태에서 위아래로 회전하는 ‘순수 피칭(pure pitching)’ 운동을 수행할 때의 움직임을 정밀 분석하며, 지느러미가 어떤 방식으로 휘어지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속 소용돌이가 추진 성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유연한 지느러미가 ▲곧게 앞으로 나아가거나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뒤로 밀리는 현상이 왜 발생하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지느러미 앞부분과 끝부분의 흔들림 타이밍이 달라지는 ‘위상 차이’와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와류(소용돌이) 구조가 추진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임을 밝혀냈다.
지느러미의 길이 방향에 따라 강성을 다르게 적용한 ‘비균일 강성’ 구조를 적용한 결과, 끝부분을 더 유연하게 만들수록 흔들림 폭이 커지고 앞뒤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맞춰지며 추진력이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건에서는 유연 지느러미가 강체 지느러미보다 오히려 더 높은 효율을 보이는 구간도 확인됐다.
또한, 물속 흐름의 세기(*레이놀즈수, Re)에 따라서도 최적 구조가 달라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느린 속도와 중간 속도에서는 비균일 강성이, 빠른 속도에서는 강체 지느러미가 더 효율적이었다. 정 교수는 이를 통해 작동 조건별로 적합한 지느러미 구조를 선택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저전력·장시간 운용이 가능한 차세대 수중 로봇의 핵심 기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와 산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수중 드론과 탐사·관찰 장비 등 다양한 수중 로봇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어, 관련 기술 전반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영달 교수는 “지느러미의 강성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며 “이번 성과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 오래 운용할 수 있는 수중 로봇 개발에 즉시 적용 가능한 실용적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