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영상]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차~ 01시13분 첫 야간 발사
2025-11-27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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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뚫은 ‘빛의 창’…누리호, 대한민국 우주사에 ‘한밤의 별’을 쏘아 올리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고요했던 남해의 밤바다를 깨운 것은 지축을 흔드는 굉음과 함께 하늘로 솟구친 거대한 불기둥이었다. 27일 새벽 1시 13분, 대한민국 독자 기술의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스스로 한 점의 별이 되어 우주로 향하는 역사적인 첫 야간 비행에 성공했다.


◆한밤의 포효, 하늘을 가르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발사대에 선 누리호는, 카운트다운이 0을 가리키는 순간 75톤급 엔진 4기를 동시에 점화하며 대한민국 우주 개발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 칠흑 같은 어둠과 대비되며 더욱 선명하게 타오른 붉은 화염은, 마치 대한민국의 우주를 향한 의지를 온 세상에 드러내는 듯 장엄했다. 성공적인 1, 2단 분리를 거쳐 목표 궤도에 안착하기까지, 누리호의 네 번째 비행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교향곡이었다.

◆‘전천후 발사국’ 증명…우주 주권의 마지막 퍼즐
이번 야간 발사는 단순히 시간을 바꾼 이벤트가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이 시간과 기상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원할 때 우주로 나아갈 수 있는 ‘전천후 발사 능력’을 확보했음을 전 세계에 증명한 쾌거다. 특히 군사 정찰위성이나 특정 궤도 진입이 필수적인 과학위성 발사를 위해서는 야간 발사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번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 올리는 능력을 넘어, 필요에 따라 맞춤형 발사가 가능한 ‘진정한 우주 주권’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됐다.
◆실패를 딛고 쌓아 올린 ‘네 번째 신뢰’
1차 발사의 아쉬운 실패를 딛고, 2, 3차 발사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자신감을 얻은 누리호는, 이번 4차 발사 성공으로 ‘신뢰성’이라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확보했다. 반복된 성공은 더 이상 누리호가 ‘시험용’이 아닌, 언제든 임무 수행이 가능한 ‘실전용’ 발사체임을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위성 발사는 물론, 향후 치열한 글로벌 우주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든든한 ‘트랙 레코드’가 될 것이다.
◆이제는 실전이다…‘우주 경제’ 향한 담대한 출항
네 번의 비행을 통해 기술적 안정성을 완벽하게 입증한 누리호는, 이제 본격적으로 대한민국의 ‘우주 경제’ 시대를 여는 실용적인 임무에 투입될 전망이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와 같은 실용 위성을 넘어, 앞으로 더 많은 국가 위성과 상업 위성을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쏘아 올리게 될 것이다. 한밤중 고흥의 하늘을 수놓은 누리호의 불꽃은, 단순한 로켓의 화염이 아니라, 대한민국 우주 산업의 미래를 밝히는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