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4차 발사 성공...차세대중형위성 3호 정상 교신 확인
2025-11-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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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까지 두 차례 추가 발사 예고
누리호가 하늘을 뚫고 올라가며 한국 우주개발의 새로운 전환점을 세웠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사는 처음으로 민간이 중심이 되어 제작과 조립 그리고 발사 운용까지 참여한 누리호의 첫 민관 공동 임무다. 누리호는 위성 13기를 태우고 오전 1시 13분 우주로 발사되었다. 누리호는 엄빌리칼 회수 압력 센서 신호 이상으로 당초 예정된 오전 12시 55분보다 18분 늦어지며 발사 가능시한 1분을 남겨두고 발사됐다.
누리호는 이륙 후 122초 무렵 고도 약 65㎞ 지점에서 1단이 분리되고 2단 점화가 이어졌다. 230초 무렵 고도 약 211㎞에서 페어링 분리가 이뤄졌고 263초 지점에서 2단 분리와 3단 점화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지며 비행 시퀀스가 계획대로 진행됐다. 이후 741초 무렵 고도 600㎞에 도달했다.
자세 안정화 과정을 거친 뒤 790초대 고도 601㎞ 전후에서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정상적으로 분리됐다. 이어 813초부터 914초 사이 12기 큐브위성이 정해진 순서대로 모두 분리되면서 탑재 임무가 마무리됐다. 위성 분리 고도는 600㎞ 기준 오차 범위인 ±35㎞를 충족했다.

우주항공청과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발사 뒤 1시 55분경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과 첫 교신을 마쳤다. 태양전지판 전개 등 위성의 기본 상태가 정상임이 확인됐다. 부탑재 큐브위성 12기는 위성별 교신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상국과 연결되며 항우연이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4차 발사는 지구 오로라 관측 임무를 위해 처음 야간 발사로 진행됐다. 2023년 5월 3차 발사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재개된 비행이며 2009년 나로호 1차 발사 이후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진 일곱 번째 실적 발사라는 기록도 세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 제작과 조립을 총괄하고 발사 운용에 참여한 점도 핵심이다. 정부 주도 개발 구조가 민간 중심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이번 발사에서 실제 성과로 확인됐다는 의미가 크다. 산업계는 긴 공백 동안 인력 이탈과 생태계 유지 부담이 컸지만 협력업체와 함께 이를 버텨냈다고 평가했다.
배 부총리는 이번 성공이 한국의 독자적 우주 수송 능력을 재확인한 동시에 정부와 민간 연구기관이 한 팀으로 수행한 첫 민관 공동 발사라고 강조했다. 오늘의 성과를 바탕으로 차세대 발사체 개발과 달 탐사 그리고 심우주 탐사까지 도전을 이어가며 세계 5대 우주 강국 도약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2027년까지 누리호를 두 차례 더 발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8년 7차 발사를 위한 예산도 기획 중이며 8차 발사 이후에는 매년 한 번 이상 정례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간 발사 수요를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구조를 통해 참여 폭을 더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발사 성공은 한국 우주개발이 정부 중심에서 민간 주도 산업으로 확장되는 분기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누리호가 만들어낸 600㎞ 궤도 위 성과는 앞으로 이어질 발사체 고도화와 우주탐사 로드맵에도 속도를 붙이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