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의회 ‘보라돌이’의 용퇴, 광양 정치판에 던져진 ‘새물결’ 메시지
2025-11-2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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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의회 ‘보라돌이’의 용퇴, 광양 정치판에 던져진 ‘새물결’ 메시지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광양시의회에 ‘보라돌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보라 의원이 차기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2022년 ‘정치 신인’의 패기로 등장해, 낡은 정치 문법을 깨고 시민의 목소리만을 대변하겠다는 약속으로 주목받았던 그의 갑작스러운 퇴장 선언은, 단순한 불출마를 넘어 지역 정치권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초심을 향한 끝없는 물음, ‘나는 충분했는가?’
김 의원은 불출마의 변을 통해, 지난 3년 반의 의정활동을 끊임없이 성찰해왔음을 고백했다.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하는 시의원’이 되겠다는 시민과의 첫 약속을, 과연 온전히 지켜왔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었다는 것이다. 그의 용퇴는, 정치적 성패나 계산이 아닌, 자신의 초심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한 정치인의 고뇌에서 비롯된 결단으로 풀이된다.
◆‘비워야 채워진다’, 기득권 아닌 ‘새 피’를 위한 퇴장
그는 자신의 퇴장이, 더 새롭고 유능한 인물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함임을 분명히 했다. ‘비워내야 새로운 것들이 들어온다’는 장자의 말을 인용하며, 다선 의원들의 경륜도 중요하지만, 신선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진 새로운 인물들이 끊임없이 수혈되어야만 지방자치가 발전할 수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는 자신의 자리를 비움으로써, 광양 정치의 ‘새로운 채움’을 촉발하겠다는 의지다.
◆줄서기 정치에 던지는 일침, ‘시민만 바라보라’
김 의원의 메시지는, 지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를 향한 날 선 비판이기도 했다. 그는 ‘맹목적인 줄서기’와 ‘기득권에 휘둘리는 정치’를 강하게 비판하며,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고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의식 있는 정치인들이 많아져야만 온전한 민주주의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자신의 불출마가, 낡은 정치 관행에 대한 소극적 저항이자 새로운 정치 문화를 향한 적극적인 촉구임을 시사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월급값 하는 시의원’으로
김 의원은 남은 임기 동안, ‘시민 편이었던 시의원’, ‘월급 받은 만큼 열심히 일했던 시의원’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이번 선언은, 한 정치인의 아름다운 퇴장을 넘어, 광양 시민들에게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