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매장서 벌어진 믿기지 않는 갑질... “다이소도 문제” 말 나오는 이유

2025-11-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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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고 진상 손님에게 사과하는 직원
네티즌들 “직원 보호 시스템 부재” 지적

무릎을 꿇고 손님에게 사과하는 다이소 직원. / 스레드 영상 캡처
무릎을 꿇고 손님에게 사과하는 다이소 직원. / 스레드 영상 캡처

충격적인 갑질 장면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전남의 한 다이소 매장에서 중년의 여직원이 젊은 여성 손님에게 무릎을 꿇고 기어가며 사과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사건은 지난 21일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제보자 A 씨가 스레드에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매장 출입문 근처에서 일이 시작됐다. 보호자와 함께 매장을 방문한 어린아이가 뛰어다니자 직원이 "뛰면 위험해요"라며 안전을 위해 주의를 줬다. 그러자 아이 모친으로 보이는 20대 후반 여성이 격한 말투로 소리를 지르며 직원에게 폭언을 쏟아냈다.

직원이 순간 당황한 듯 연거푸 "죄송합니다"를 되풀이하자 여성 손님은 더욱 강하게 몰아붙였다고 한다. 결국 중년의 매장 직원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깊이 숙여 사과했다. 고개가 거의 바닥에 닿을 만큼 몸을 낮추고 손바닥을 비비며 간곡하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반면 젊은 여성 손님은 서 있는 상태에서 직원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고성을 이어갔다.

더욱 충격적인 장면은 이후 벌어졌다. 손님이 어딘가로 이동하자 직원은 일어서지도 못한 채 무릎 꿇은 자세 그대로 몸을 앞으로 끌며 기어가듯 여성의 뒤를 따라갔다. 주변 손님들은 말을 잃은 채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거의 자신의 엄마뻘처럼 되는 분에게 불만을 제기한다며 폭언하며 협박하더라. 누가 봐도 직원의 잘못은 없었다. 자신의 행동이 창피한 일이라는 생각이 없는 사람이었다. 왜 일하는 저분이 저런 굴욕까지 당해야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분노했다.

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격렬한 비난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바로 112에 영업 방해로 신고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다른 네티즌은 "저런 건 주위 사람들이 도와줘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나라면 저 직원분 일으켜 세우고 옷 털어주고 경찰 불렀을 것 같다. 속상하다", "평균 2000원짜리 물건 파는 곳에서 갑질한다는 게 말도 안 된다", "무릎을 꿇리는 건 너무하다"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일부 네티즌은 현장에서 아무도 나서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중재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가만히 있네", "내가 옆에 있었으면 종업원을 일으켜 세웠을 것"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원래 대한민국 정서대로라면 몇 명씩 나서서 도와주고 편들어주는 사람이 꼭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선의에서 도와줬다가 오히려 고발당하는 사례가 생기고, 법원이 도와준 사람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알려지면서 선뜻 나서기 두려운 세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 네티즌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마트에서 근무 중 아이가 표고버섯을 발로 차고 다녀서 먹는 것을 발로 차면 안 된다고 말했더니 애 엄마는 사과했지만 갑자기 아빠가 나타나 욕을 하며 제 뒷목을 잡아끌었다. 고객들도 다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진단서를 첨부해 경찰서에 갔는데 아내가 사과하겠다고 해서 고소하지 않았지만 결국 찾아오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많은 네티즌은 회사의 직원 보호 시스템 부재를 더 큰 문제로 지적했다. "무릎 꿇으라고 요구하는 게 먹히는 시스템이 개탄스럽다. 회사가 직원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현실이 문제다", "문제 손님들로부터 서비스업 근로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자리 잡혀야 하는데 아직도 무조건 손님이 왕이라는 무책임한 시스템"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직원을 보호 못 하는 회사 규정이 문제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무조건 손님이 우선이라고 교육하나", "컴플레인을 무조건 받아주니까 문제다. 무조건 민원인 편을 드니까 자신들이 왕인 줄 알고 갑질한다"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억지를 부리면 망신을 당한다는 걸 알려줘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억지 부리면 원하는 걸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게 기본이 됐다"며 사회 전반의 문제를 꼬집었다.

자녀 교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아이가 뭘 보고 배우겠냐. 부모 행동이 그대로 교육"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정확한 당사자와 목격자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는 신중론과 함께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는 게 믿기 어렵다"라는 반응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다이소 측의 공식 입장과 후속 조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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