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백두산서 태극기 흔든 한국인 입국 거부 파장
2025-11-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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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높은 휴대폰 검열…비행기값만 250만원 날려

백두산 천지에서 태극기를 흔들다 중국 당국에 제지당한 국내 유튜버가 최근 중국 재입국이 거부당한 사실이 알려져 국내의 혐중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백두산에서 태극기를 빼앗기고 재발 방지 각서까지 써야 했던 유튜버는 이번 중국 방문길에는 아예 태극기를 챙겨 가지 않았다. 최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군복을 착용한 중국인들이 군대식 행진을 한 사건과 맞물려 중국의 이중잣대 논란을 부르고 있다.


구독자 47만여 명의 유튜버 '시수기릿'은 26일 '결국 중국 입국 거절당했습니다'라는 영상을 올려 중국 공항에서 겪은 수모를 고발했다.
중국 공항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자마자 그는 별도의 조사실로 끌려갔다. 그의 여성 여행 동행자도 같은 대접을 받았다. 유튜버의 이름이 이미 중국 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안의 검사는 상상 이상으로 철저했다. 지난 백두산 사건 때보다 훨씬 강도가 셌다.
두 사람의 휴대폰은 갤러리 사진은 물론 카카오톡과 유튜브까지 모든 앱을 검열당했다.
급박한 상황에서 그는 화장실을 가겠다며 자리를 떴다. 보조 휴대폰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안은 화장실 문조차 잠그지 못하게 했다. 그는 화장실 문을 반쯤 열어놓은 상태에서 급하게 국내 스태프에게 연락해 기존 백두산 태극기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중국 공안은 그 태극기 영상을 이미 찾아낸 상태였다.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쇼츠 영상을 보여주며 "이거 너지?"라고 물었다. 그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중국 당국은 이들의 입국을 허락하지 않았고, 곧바로 한국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1시간이 넘는 조사로 인해 원래 타고 왔던 한국행 비행기는 이미 떠난 뒤였고, 공안은 다음 비행기표를 유튜버에게 직접 끊으라고 지시했다.
유튜버는 예상치 못한 문전박대로 인해 왕복 비행기삯과 새로 구매한 한국행 비행기표까지 항공료만 250여만원을 날려야 했다. 원래 예약했던 숙소와 귀국 항공편도 환불받지 못했다.
공안은 이들의 여권과 휴대전화를 모두 압수했다. 휴대폰은 탑승 직전에 반환됐지만, 여권은 비행기 기장에게 인계돼 한국에 도착해서야 돌려받을 수 있었다.
공안의 구금으로 출발 시간보다 35~40분 늦게 탑승하게 됐고, 좌석은 맨 뒷자리였다. 강제 귀국 비행기에서 이들은 늦은 탑승으로 인해 승객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지난 7월 이 유튜버는 백두산 천지에서 태극기를 흔들다 중국 공안에게 적발돼 6시간 동안 조사받았다. 당시 태극기를 압수당하고 "같은 일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 뒤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