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한 채보다 더 따뜻한 것~함평 나산의 ‘이웃사촌 복지’가 추위를 이긴다
2025-11-2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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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한 채보다 더 따뜻한 것~함평 나산의 ‘이웃사촌 복지’가 추위를 이긴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올겨울 함평군 나산면의 추위는, 행정의 서류가 아닌 이웃이 덮어준 이불 한 채 앞에서 힘을 잃었다.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나산면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관내 가장 추운 곳 20가구의 문을 두드렸다. 이들의 손에 들린 것은 단순한 겨울 이불이 아니었다. 이웃들의 쌈짓돈 200만 원이 모여 만들어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온기’ 그 자체였다.
◆‘관(官)의 예산’ 아닌, ‘이웃의 마음’으로
이번 ‘온동네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의 가장 큰 울림은, 그 재원이 군청의 예산이 아닌, 나산면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순수한 후원금으로 마련됐다는 점이다. 이는 ‘누군가 해주겠지’라는 수동적인 복지를 넘어, “우리 동네 어려운 이웃은 우리가 직접 챙긴다”는 건강한 공동체 의식이 만들어낸 감동적인 결과물이다.
◆이불 배달 갔다가, ‘안전 과외’까지
이들의 나눔은 단순히 물품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면사무소 직원과 협의체 위원들은 직접 이불을 들고 가정을 방문하면서, 어르신들에게 겨울철 난방기구 사용법과 화재 예방 수칙을 일일이 설명하는 ‘찾아가는 안전교실’을 열었다. 몸의 온기뿐만 아니라, 생활의 안전까지 책임지는 ‘디테일 복지’의 진수를 보여준 것이다.
◆복지 사각지대의 ‘찬바람’을 막는 가장 따뜻한 방풍벽
이번 사업은, 행정의 공식적인 복지 시스템이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틈새’를, 지역 공동체의 촘촘한 ‘연대’로 메울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웃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민들이 직접 발굴하고 지원하는 ‘나산형 민관협력 모델’은, 복지 사각지대의 찬바람을 막아줄 가장 따뜻하고 효과적인 ‘방풍벽’이 되고 있다.
◆“가장 든든한 복지는, 바로 이웃입니다”
정석 나산면장은 “난방비 걱정에 추운 겨울을 홀로 견뎌야 했던 우리 이웃들에게, 면민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이 가장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라며 모든 공을 주민들에게 돌렸다. 그의 말처럼, 가장 든든한 복지 자원은 결국 ‘사람’이며, 이웃을 향한 작은 관심이야말로 그 어떤 정책보다 더 위대할 수 있음을, 나산의 겨울은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