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묵은 ‘칸막이’ 깼다~‘유보통합’, 전남이 먼저 답을 쓰다

2025-11-2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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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어린이집 교사 220명 한자리에…1년간의 현장 경험 녹여낸 ‘최초의 교과서’ 공개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지난 40년간 대한민국 교육계의 가장 큰 숙제였던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뉜 이원화 체계의 높은 ‘칸막이’ 앞에서 모두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전라남도 교육 현장에서 가장 먼저 희망의 ‘답안지’가 쓰여지기 시작했다. 전라남도교육청은 지난 28일,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 2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 1년간의 치열했던 시범사업 경험을 공유하는 ‘사례나눔의 날’을 열고, ‘전남형 유보통합 모델’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28일 영암에서 ‘2025 유보통합 시범사업 사례나눔의 날’이 진행되고 있다.
28일 영암에서 ‘2025 유보통합 시범사업 사례나눔의 날’이 진행되고 있다.

◆‘따로따로’ 교육은 이제 그만…‘함께 키우는’ 아이들

이날 행사장은, ‘분리’가 아닌 ‘연결’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기관들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장점을 결합한 ‘영유아학교’ ▲서로의 교육과정을 공유하는 ‘유·보 이음교육’ ▲초등학교 입학 전 적응을 돕는 ‘어·초 이음교육’ 등, 지난 1년간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만들어낸 생생한 성공 사례들을 아낌없이 풀어냈다. 이는 아이들의 성장을 단절 없이 ‘하나의 선’으로 잇겠다는, 전남 교육 현장의 위대한 도전이었다.

◆‘탁상공론’ 아닌, ‘현장의 목소리’로 만든 해법

이번 성과가 더욱 값진 이유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 지침이 아닌, 교사들이 현장에서 직접 겪은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성공 사례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부딪혔던 어려움과 개선점, 학부모와 소통하는 노하우까지, 가장 현실적인 고민과 해법들이 가감 없이 공유됐다. 이는 유보통합이라는 거대한 변화가, 결국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

◆전남의 1년, 대한민국의 ‘교과서’가 되다

전남교육청은 이번 시범사업의 모든 경험을 담아 ‘유보통합 시범사업 사례나눔집’을 발간, 전국의 교육 현장에 배포했다. 이는 유보통합을 준비하는 모든 지역에, 가장 먼저 길을 걸어간 선배가 남기는 소중한 ‘나침반’이자 ‘교과서’가 될 전망이다. 전남교육청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2026년부터 시범 기관을 더욱 확대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유보통합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대중 교육감은 “유보통합의 핵심은, 모든 정책의 중심에 ‘아이들의 성장’을 두는 것”이라며, “현장과 교육청이 함께 쌓아 올린 이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전남형 유보통합 모델’을 만들어,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 그 험난한 길 위에서, 전남의 교육자들이 쏘아 올린 작지만 위대한 ‘희망의 신호탄’이,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환하게 밝히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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