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탈락 국가들 모아 '대체 월드컵' 연다'
2025-11-28 14:56
add remove print link
러시아, 대체 월드컵으로 국제 무대 복귀 노린다
FIFA 제재 피해 국가들의 반란, 평행 축구 대회
러시아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국가들을 위한 별도의 국제 대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축구 전문 매체 '월드사커토크', 영국 '푸티룸' 등은 최근 러시아 축구 협회가 북중미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8~12개국을 초청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가능성 있는 계획이다. 러시아는 2018 러시아월드컵 때문에 사용 가능한 경기장들이 많이 존재한다. 실제로 이곳 중 네 곳을 선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대체 월드컵은 북중미 월드컵과 같은 시기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북중미 월드컵은 내년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공동 개최된다.
참가 후보국으로는 개최국 러시아를 비롯해 세르비아, 그리스, 칠레, 페루,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카메룬, 중국 등이 거론된다. 일부 언론은 구 소련 공화국에 속했던 국가들도 참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벨라루스,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북한도 초청될 가능성이 있어 러시아, 중국, 북한이 토너먼트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광경이 펼쳐질 수도 있다.
러시아가 이 구상을 추진하는 이유는 월드컵 출전 자격을 정지 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022년부터 유럽축구연맹 회원국에서 배제된 상태로 크라이나 전쟁이 종전될 때까지 무기한 출전 자격 박탈 조치를 받았다. 이에 FIFA와 UEFA 주관 대회 출전이 금지된 상태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축구 매체 '365스코어'는 "대체 월드컵 개최를 통해 러시아가 자국의 상황을 국제 사회에 알리고 제재에서 벗어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러시아 축구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자국 축구 팬의 관심을 되돌리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도 담겼다"고 추측했다.
중국 언론은 러시아의 계획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러시아의 병행 대회 개최로 중국 축구대표팀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 병행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경우 러시아는 FIFA 총회에서 제재 해제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실제 개최 여부는 미지수다. 모든 국제 대회는 FIFA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FIFA가 월드컵과 같은 기간에 월드컵과 유사한 국제 대회가 열리는 것을 인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참가국들도 FIFA의 눈치를 봐야 해서 대체 월드컵 참가를 부담스러워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일정이 2026년 월드컵과 완전히 겹치고 FIFA가 인정하지 않는 경기라는 점에서 각국 협회와 클럽, 선수들이 참여를 꺼릴 수 있다. 정치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그럼에도 이 구상은 발표 직후 전 세계 축구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화제를 모았다. 월드컵과 같은 시기에 열리는 평행 대회라는 파격성 때문이다. 러시아의 현재 국제적 위치와 비예선국들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호기심도 크다.
일부 매체들은 소규모 친선 성격의 국제컵 형태로 축소돼 개최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국가들의 경기력 유지 목적으로 대체 월드컵 대신 친선 경기 형태로 치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FIFA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한 국가를 위한 대체 월드컵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