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빈소에서 오열했던 조국이 오늘 페이스북에 올린 글

2025-11-2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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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 못하면 십시일반 후원해달라”

"새벽 4시 출발하는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

서민과 노동자의 눈높이에서 정치하고자 했던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을 기리는 공간 ‘노회찬의 집’이 시민들의 십시일반 후원으로 만들어진다. 노 전 의원 후원회장이었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9일 기금 마련 행사에 직접 참석해 힘을 보탠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2018년 7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당시 정의당 원내대표) 빈소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뉴스1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2018년 7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당시 정의당 원내대표) 빈소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뉴스1

조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노회찬의 집 벽돌 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가 열린다"며 "나는 오후 5~6시에 머무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4년 7·30 재보궐선거 당시 노 전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참석을 못 하면 하단 계좌로 십시일반 후원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12월 개관을 앞둔 노회찬의 집은 노 전 의원을 기억하는 전시 공간 겸 노동·시민사회 활동을 위한 다목적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된다. 평등하고공정한나라노회찬재단이 주최하는 후원의 밤 행사는 이날 오후 3~10시 서울 중구 을지로 태성골뱅이 신사 본점에서 열린다.

행사에선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입장 시 재단 에코백을 지참한 참가자에게는 주류 한 병이 무료로 제공되며, 선착순 5팀에게는 안주 하나가 무료로 제공된다. 또 행사 장면을 자기 SNS에 올린 후 화면을 보여주면 주류 1병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후원의 밤 수익금은 노회찬의 집 건립에 사용된다. 후원의 밤 티켓을 구매한 사람들은 노회찬의 집 완공 후 '기부자의 벽'에 이름이 새겨진다. 티켓을 구매한 후 사용하지 않을 시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가능하다.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 뉴스1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 뉴스1

조 대표는 2012년 4월 총선 당시 서울 노원병 후보였던 노 전 의원 공동후원회장을 맡은 바 있다.

노 전 의원은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다 정치에 입문해 제17대, 19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심상정 전 의원과 함께 진보정당 소속으로 최초이자 단 둘뿐이었던 3선 의원이었다.

진보정당계를 대표하는 스타 정치인이었던 노 전 의원은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진보정당 소속 정치인들 중 가장 높은 대중성을 갖췄다. 특히 뛰어난 언변과 적절한 비유로 복잡한 사안을 직관적으로 이해시키는 능력이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취임 수락 연설에서 그는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라는 유명한 연설을 남겼다. "새벽 4시에 출발하는 그 버스는 출발한 지 15분 만에 좌석은 만석이 되고 버스 안 복도길까지 사람들이 한 명 한 명 바닥에 다 앉는 진풍경이 매일 벌어진다"며 "이분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름이 있었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냥 아주머니다. 그냥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이다. 한 달에 85만원 받는 이분들이야말로 투명인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분들이 그 어려움 속에서 우리 같은 사람들을 찾을 때 우리는 어디 있었나. 그들 눈 앞에 있었나. 그들의 손이 닿는 곳에 있었나"라며 "우리의 대중정당은 달리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갈 때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2018년 7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당시 정의당 원내대표) 빈소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뉴스1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2018년 7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당시 정의당 원내대표) 빈소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뉴스1

노 전 의원은 한글 사랑에도 앞장섰다. 2004년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국회의원 배지에 한자로 '國'이라고 써져 있다는 이유로 착용을 거부했다. 이러한 노력은 2014년에 결실을 거둬 국회의 배지가 한글로 바뀌었다.

노 전 의원은 2005년 국정감사에서 당시 법제처장에게 한자로 된 법률 용어 10개를 제시하고 몇 개나 뜻을 아는지 질의했다. 한국 법률이 일제강점기의 법률 문장을 그대로 베낀 것이 많아 일반 국민 시선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질의였다. 법학교수 출신의 법제처장은 10개 중 두 개만 뜻을 대답했고 나머지는 뜻을 대답하지 못했다.

여성인권에도 관심이 많았다. 매년 3월 8일 여성의 날마다 주변 여성들에게 장미꽃을 선물했고,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읽은 뒤 많은 남성이 이 책을 접해야 한다고 권했다.

노 전 의원은 2018년 7월 23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제기되면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장례는 국회장으로 치러졌으며,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추서됐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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