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 80만원 아꼈다…단돈 ‘9만원’으로 운전면허 따는 법
2025-12-0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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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말고 시험장 루트, 비용부터 줄일 수 있다
운전면허는 학원에 가지 않아도 시험장 절차만 잘 활용하면 훨씬 저렴하게 따는 방법이 있다.

수능이 끝난 고3들 사이에선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이제 면허부터 따자”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친구끼리 여행도 가고 아르바이트나 통학 준비도 해야 하니 운전면허가 사실상 첫 ‘성인 패스’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찾아보면 면허학원 비용이 기본 70만원 선이고 지역이나 패키지에 따라 80만~90만원까지 부르는 곳도 적지 않다.
부담이 커지다 보니 “꼭 학원을 다녀야 하나”라는 고민이 따라붙는데 시험장만 활용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취득하는 길도 있다는 사실은 의외로 덜 알려져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학원 대신 시험장 루트를 중심으로 단계별로 돈을 아끼면서 면허를 따는 방법을 정리했다
◈ 어느 시험장 갈지부터 정해야...전국 시험장 분포·예약 체크
운전면허를 시험장 루트로 따려면 절차보다 먼저 “어느 시험장에서 볼지”부터 정해야 한다. 전국 운전면허시험장마다 위치와 예약 상황이 달라 집에서 가까운 곳을 택하면 이동 부담이 줄고 일정도 짜기 쉽다.
운전면허시험장은 서울·경기권부터 부산·대구·인천·울산 등 주요 광역시, 그리고 강원(춘천·강릉·원주·태백) 충청(청주·충주·대전·예산) 호남(전북·전남·광양) 영남(문경·포항·마산) 제주까지 전국 곳곳에 고르게 마련돼 있다.
한두 곳에 몰려 있는 게 아니라 권역별로 촘촘히 분포해 있어 집이나 학교에서 가까운 시험장을 먼저 찾아보고 예약 상황까지 함께 확인한 뒤 일정을 잡는 방식이 기본 흐름이다.
다만 가까운 시험장이 늘 붐비거나 원하는 날짜가 없을 수도 있어 조금 멀더라도 예약이 수월한 곳을 골라 하루에 교육과 시험 일정을 묶어 처리하는 경우도 많다. 내 생활권에서 갈 만한 시험장이 어디인지 먼저 확인해 두고 시험장 예약 일정에 맞춰 단계별 준비를 이어가는 것이 좋다.

◈ 응시 전 교통안전교육부터 시작
운전면허 시험은 교통안전교육 이수에서 출발한다. 학과시험을 보기 전까지 교육을 끝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준비물은 신분증만 챙기면 된다. 교육은 보통 1시간 정도 진행되며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에서 시험장과 날짜를 골라 예약한 뒤 듣는 방식이다. 시험장에서 직접 듣는 수업인 만큼 예약과 입실 규칙을 먼저 알아두는 게 좋다.
인터넷 예약은 교육 희망일 하루 전까지만 가능해 당일엔 신청할 수 없다. 예약을 해뒀더라도 현장에선 신분증 확인이 필수라 꼭 지참해야 하고 교육 시작 30분 전까지는 시험장에 도착해 접수를 마쳐야 한다.
교육을 이수하면 응시 자격의 첫 관문이 열리고 이후 원서 작성과 학과시험 예약까지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래서 면허 비용을 아끼려는 사람일수록 이 교육을 가장 먼저 예약해 두고 전체 일정을 거꾸로 짜는 편이 효율적이다.
◈ 신체검사는 시험장 또는 병원에서
교통안전교육을 마쳤다면 다음 단계는 신체검사다. 대부분의 면허시험장에는 신체검사실이 함께 운영돼 현장에서 바로 검사까지 이어갈 수 있다.
이때 먼저 해야 하는 게 응시원서 작성이다. 접수 창구에서 원서를 쓰고 사진을 붙인 뒤 신체검사실로 이동하는 흐름이라 사진을 미리 준비해두면 동선이 훨씬 수월하다. 사진은 6개월 이내 촬영한 컬러사진 3매가 필요하고 규격은 3.5cm×4.5cm로 정해져 있다. 현장에서 찍을 수도 있지만 시험장마다 여건이 달라 대기나 추가 비용이 생길 수 있어 사전에 챙기는 편이 좋다.

시험장 기준 신체검사료는 1종 대형·특수면허가 7000원이고 그 외 면허는 6000원이다. 비용이 정해져 있어 시험장 내 검사를 이용하면 가장 간단하고 부담도 적다. 다만 강릉·태백·문경·광양·충주·춘천 시험장은 내부에 신체검사장이 없어 가까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 학과시험은 기출로 감 잡고 가면 한 번에 끝
신체검사를 마치고 응시원서까지 준비했다면 다음은 학과시험이다. 학과시험 준비물은 응시원서와 신분증이면 충분하다. 수수료는 1만원이다. 시험은 인터넷으로 방문 시간을 예약할 수 있어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를 미리 잡아두면 대기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학과시험이 막막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준비 방식은 단순하다. 요즘은 휴대폰 어플만 열어도 문제은행 기반 기출문제가 그대로 정리돼 있고 대부분 무료로 제공된다. 실제 시험은 문제은행에서 40문제가 출제되는 구조라 앱에서 여러 번 풀어보면 문제 유형이 익숙해지고 시간 배분 감도 잡힌다. 책을 따로 사지 않아도 반복 풀이만 해도 충분히 합격권에 들어갈 수 있다.
시험은 교통법규와 안전운전에 필요한 기본 내용을 중심으로 나오며 컴퓨터로 치르는 방식이다. 1종 대형과 특수면허는 70점 이상이면 합격이고 1종 보통과 2종 보통, 2종 소형과 2종 원동기는 60점 이상이면 통과다. 시험을 다 풀고 제출하면 종료 즉시 모니터에 점수와 합격 여부가 바로 나온다.
만약 불합격하더라도 다음 날 다시 접수해 재응시할 수 있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합격했다면 곧바로 다음 기능시험 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된다.
◈ 기능시험은 본격 실전 불합격 땐 3일 뒤 재응시
기능시험은 말 그대로 ‘차를 다루는 기본기’를 실제로 보여주는 단계라 학과처럼 머리로만 준비하기가 어렵다. 특히 최근엔 코스 구성이나 채점 기준이 더 촘촘해졌다는 얘기가 많아 처음 보는 사람은 긴장해서 실수하기 쉬운 구간이 늘었다. 그래서 준비할 때는 단순히 유튜브로 코스를 외우는 데서 끝내기보다 몸에 익히는 연습을 한 번이라도 해두는 게 훨씬 유리하다.

최근에는 시험장 실전에 들어가기 전 실내 운전 연습장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코스 감각을 미리 익히는 응시자도 늘고 있다. 실제 차량에 탑승하지 않아도 출발과 정지 타이밍, 속도 조절, 핸들 조작 흐름을 반복 연습할 수 있고 특히 T자 구간처럼 감각이 필요한 코스를 부담 없이 체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열용 연습’으로 활용 가치가 크다. 비용 부담 역시 학원 등록에 비해 낮아 시험장 직행을 준비하는 응시자에게 좋은 선택지다.
또 기능시험은 한 번에 합격해야 한다는 압박을 줄일수록 오히려 결과가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코스는 반복 경험을 통해 몸에 익는 성격이 강해서 초반에는 실수로 불합격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코스 흐름과 차량 감각이 빠르게 축적된다.
기능시험 비용은 1·2종 보통 기준으로 2만 5000원이다. 불합격하면 불합격일로부터 3일이 지나야 다시 응시할 수 있다. 이 3일 간격을 염두에 두고 일정 계획을 짜야 재시험으로 인한 시간 지출을 줄일 수 있다.

◈ 연습면허 발급은 학과·기능 합격 뒤 가능
학과시험과 장내기능시험을 모두 통과하면 1·2종 보통 응시자는 연습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다. 도로주행시험에 응시하기 전 실제 도로에서 주행 연습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임시 면허로 발급 수수료는 4000원이다.
안전운전 통합민원 사이트에서 인터넷 신청이 가능하고 출력한 연습면허증을 응시원서 상단 연습면허란에 부착하면 효력이 생긴다. 면허시험장이나 학원이 ‘내주는 종이’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지방경찰청이 발급하는 국가공인 면허라서 정식 절차 안에서 관리된다.
연습면허를 받았다고 혼자 바로 도로에 나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연습은 반드시 주행 연습 목적에 한해 허용되고, ‘주행연습’ 표지를 차량 앞뒤에 부착해야 한다. 또 옆자리에 동승 지도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해당 차종을 운전할 수 있는 면허를 따고 2년 이상 지난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주변에 운전 경력이 충분한 가족이나 지인이 있다면 연습 과정이 훨씬 현실적으로 풀린다. 익숙한 사람과 함께 동네 도로부터 차근차근 감을 잡을 수 있고 학원 비용을 줄이는 길도 열린다.

연습 구간이 막막하거나 같이 탈 지인을 구하기 어렵다면 다른 선택지도 생겼다. 최근 제도 개정으로 운전학원 도로연수도 ‘학원으로 가는 방식’만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희망하면 학원 강사가 교육용 차량을 가지고 집 근처나 생활권으로 나와 연수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연습면허 유효기간은 발급일 기준 1년이다. 이 기간 안에 도로주행시험까지 합격해야 학과와 기능 합격이 그대로 이어진다. 기한을 넘기면 앞선 단계가 무효가 돼 다시 처음부터 시험을 봐야 할 수 있다.
운전 연습 중 사고가 나면 연습면허가 취소되거나 응시 제한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보험 특약 등 기본 안전장치도 챙기는 편이 좋다.
◈ 도로주행시험은 5km 실전 코스, 코스 숙지가 승부를 가른다
도로주행시험은 실제 도로에서 약 5km 이상 지정된 코스를 달리며 운전 능력과 교통법규 준수 여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마지막 단계다. 장내기능처럼 환경이 통제된 시험과 달리 도로 위에서는 보행자, 신호 흐름, 주변 차량 움직임처럼 변수가 계속 생긴다. 그래서 같은 초보라도 도심처럼 차가 많고 흐름이 빠른 곳에서는 난도가 높게 느껴지고 상대적으로 한산한 지역에서는 조금 더 여유 있게 치러지는 경우가 있다
응시료는 면허시험장에서 3만원이다. 시험은 당일 태블릿을 통해 A, B, C, D 네 개 코스 중 하나가 무작위로 배정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채점은 100점에서 시작해 실수마다 감점되는 방식이며 최종 7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다만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지정 코스 이탈처럼 큰 실수는 점수와 상관없이 즉시 실격 처리된다.
응시자들이 자주 놓치는 감점 포인트는 10초 이상 정차할 때 기어를 중립으로 두지 않는 경우, 방향지시등 타이밍이 늦거나 빠지는 경우, 고개를 제대로 돌려 안전 확인을 하지 않는 습관, 한 손 운전 같은 기본 자세 문제다. 작은 감점이 누적돼 불합격으로 이어지기 쉬워 기본 동작을 끝까지 지키는 게 관건이다. 불합격하면 3일이 지난 뒤 재응시할 수 있다.
합격을 좌우하는 핵심은 결국 코스 숙지다. 시험장마다 코스 동선과 까다로운 구간이 다르기 때문에 접수한 시험장의 주행 코스를 먼저 확인하고 최근에는 시험장별 코스가 유튜브 잘 정리되어있어 코스 주행 영상이나 로드뷰로 차선 변경 지점, 회전 구간, 지정 속도 유지 구간을 미리 익혀두는 것이 좋다.

◈ 합격하면 면허증 교부로 마무리
도로주행까지 합격하면 운전면허증 교부로 절차가 마무리된다. 시험장에서는 국문 또는 영문 면허증을 1만원에 발급받을 수 있고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1만 5000원이다. 준비물은 신분증과 응시원서 그리고 6개월 이내 사진 1매다.
시험장 루트로 2종 보통을 준비해 교통안전교육부터 신체검사, 학과·기능시험, 연습면허 발급, 도로주행시험까지 한 번에 모두 통과하고 마지막으로 국문·영문 면허증까지 발급받는다고 가정하면, 전체 비용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교통안전교육은 무료이고 신체검사를 시험장 내에서 받을 경우 6000원, 학과시험 1만원, 기능시험 2만5000원, 연습면허 발급 4000원, 도로주행시험 3만원, 면허증 교부 1만원이 들기 때문에 재응시 없이 한 번에 합격하면 총 8만5000원으로 약 9만원 수준에 운전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물론 실제로는 학과나 기능, 도로주행에서 한두 번쯤 재응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도 시험장 루트는 응시료가 단계별로 정해져 있어 몇 번 떨어지더라도 총비용이 크게 불어나지 않는다. 기능이나 도로주행을 한 차례 더 본다고 해도 추가 부담은 각각 2만5000원, 3만원 수준이다. 학원 등록비가 기본 70만원대이고 지역에 따라 80만~90만원까지 올라가는 현실을 감안하면 재시험이 몇 번 생겨도 전체 지출은 여전히 훨씬 낮은 편이다.

특히 학원에서 운전 면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용도 비용인데 학원 분위기가 더 힘들었다”는 얘기도 종종 나온다. 연습 과정에서 시험관이나 강사의 말투가 거칠거나 지도가 불친절해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다는 후기들이 있고 이런 경험 때문에 중간에 시험장 응시로 방향을 바꾸는 사람도 많다.
그래도 최근엔 장내기능 시험 난도가 올라 “처음부터 혼자 끝까지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르기엔 부담된다”는 반응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럴 땐 전략을 나눠 잡는 방식이 꽤 실용적이다. 학과시험과 장내기능시험까지는 시험장에서 응시해 기본 비용으로 통과하고 이후 가장 변수가 많은 도로주행만 학원으로 옮겨 연습과 시험을 치르는 식이다. 앞 단계를 시험장 루트로 해둔 상태라 전체 학원 등록보다 훨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도로 위 실전 감각만 집중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요즘 많이 택하는 절약형 루트로 꼽힌다.
다만 위 비용과 절차는 도로교통공단과 면허시험장 기준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시험장별 운영 방식이나 수수료는 지역과 시기, 제도 개편에 따라 일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접수 전에는 안전운전 통합민원 홈페이지에서 본인이 응시할 시험장의 공지와 예약 가능 일정, 최신 수수료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좋다. 그래야 예상치 못한 변경으로 일정이 꼬이거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