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1년' 맞은 오늘 재판 출석한 김건희 여사 “진술 거부합니다”
2025-12-0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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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인 3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재판 출석한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가 3일 법정에서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특히 이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라 김건희 여사 행보에 더욱 눈길이 쏠렸다.

이날 오전 10시 1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법정에서 열린 12차 공판에서 김 여사는 특검의 신문에 일체 응하지 않았다.
김 여사는 검은색 코트 차림에 뿔테 안경과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교도관 2명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에 들어왔다. 머리를 묶고 머리핀을 한 김 여사는 재판 시작 전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간혹 방청석을 바라보기도 했다.
재판부는 언론사의 법정 촬영을 공판 시작 전에만 허용했다. 특검팀이 지난달 17일 피고인 신문에 대한 중계를 요청했지만, 김 여사 측이 사전에 포괄적 진술거부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실질적 의미가 없다고 보고 중계를 허락하지 않았다.
피고인 신문은 재판의 마지막 단계에서 검찰이 피고인을 직접 심문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날 신문은 5분도 채 걸리지 않고 마무리됐다.
특검 측은 먼저 "2010년 1월경 권오수의 소개로 이정필(주가 조작 주포)을 만나 수익이 날 시 40%, 손해 시 보전 등을 약속하고 신한투자증권 계좌를 맡긴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여사는 "죄송합니다. 진술 거부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특검은 이어 "이정필은 1월16일경부터 17일경 사이에 도이치모터스 주식 10만주를 매수하는 등 도합 도이치모터스 주식 47만주를 매수했는데 맞느냐"고 추가 질문했다. 김 여사는 이번에도 "진술 거부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또 다른 질문으로 "이정필은 2012년 신한은행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 57만여주를 매입하고 10만주를 매도해 도합 47만주 12억1591만원 상당을 매수했는데 맞느냐"고 했으나 역시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재판장은 "이 정도 하시죠"라며 "다 진술 거부하신다는데, 돌아가시죠"라고 말했고, 김 여사는 재판장을 향해 인사한 후 피고인석으로 돌아갔다.

이날 피고인 신문 이후에는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연결해준 것으로 알려진 '1차 주포' 이 모 씨에 대한 증인 심문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 씨가 불참 사유서를 내면서 특검은 증인 요청을 취소했다.
김 여사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관여해 8억1000만 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지난 8월 29일 구속 기소됐다.
피고인 신문이 조기에 끝나면서 이날 오후 공판에서 변론이 마무리되고 특검의 구형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판부는 앞선 공판에서 이날 증인 심문을 모두 끝내고 검찰의 최종 의견 제시 및 구형, 피고인 측 최종 변론과 최후 진술 등 결심공판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