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미쳤다…파격 전개로 터지더니, 결국 ‘확장판’까지 내놓는 한국 영화
2025-12-0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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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월드 프리미어 10분 확장판, '파과' 인터내셔널 컷 귀환
이혜영의 60대 전설 킬러 변신, 확장판으로 더 깊어진 감정선
10분이 확장된 베를린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버전을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 정식 개봉 후 ‘파과단’이라 불리는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며 극장가에서 존재감을 증명한 영화 ‘파과(민규동 감독)’가 오는 10일, 새롭게 편집된 ‘파과: 인터내셔널 컷’으로 다시 한 번 관객 앞에 선다.

영화 ‘파과’는 구병모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바퀴벌레처럼 들끓는 인간 군상들을 제거하는 비밀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해 온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과, 평생 그를 추적해온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의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단순한 장르적 쾌감에 머물지 않고 서사·감정·액션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N차 관람을 이끈 작품으로, 개봉 당시부터 “액션과 감정의 밀도가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품의 국제적 반응도 뜨거웠다. ‘파과’는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시체스, 브뤼셀, 베이징, 모스크바, 헬싱키 등 총 15개 해외 유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세계 영화계가 주목한 ‘파과’는 국내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꾸준한 관객 유입을 기록했고, 이 과정에서 “확장판을 보고 싶다”는 요구가 팬덤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요청과 해외 초청의 연이은 흐름 속에서 탄생한 것이 이번 ‘파과: 인터내셔널 컷’이다. 이번 버전은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최초 공개된 편집본이며, 3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섹션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기존 서사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조각의 감정선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새로운 장면들이 담겼고, 연출적 디테일과 리듬감을 강화해 전체적인 서사 밀도를 한층 높였다.
이혜영은 완성된 인터내셔널 컷을 본 뒤 “완전히 새로운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할 정도로 영화의 결을 변화시킨 확장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혜영은 ‘파과’에서 여성 캐릭터의 관성적 틀을 부수는 압도적 연기로 호평받으며 벡델데이 2025 ‘벡델리안’ 영화부문 배우상,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연달아 거머쥐었다. 오랜 연기 경력 속에서도 변신을 멈추지 않는 그의 태도가 만들어낸 결과다.

그가 연기한 ‘조각’은 60대 전설적 킬러라는 파격적 캐릭터다. 수십 년간 조직의 최전선에서 ‘처리’를 맡아온 인물이자, 세월과 신체의 한계 앞에서 점차 균열을 맞는 복잡한 감정을 품은 존재다. 이혜영은 물 흐르듯 부드러운 움직임 속에서도 결정적 순간엔 날카로운 냉철함을 드러내며, 조각이라는 캐릭터의 양면성을 치밀하게 구축했다. 민규동 감독은 이에 대해 “세월이 축적된 치명적인 무기 같은 배우”라며 “그의 얼굴과 눈빛, 깊은 농도는 이 역할의 핵심이었다”고 극찬했다. 이혜영 또한 “한 번 덤벼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정말 목숨 걸고 촬영했다”고 회상하며 첫 액션 장르 도전의 고충을 털어놨다.
김성철 역시 극 전체 긴장을 책임지는 투우 역으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그의 차갑고 절제된 에너지는 조각과의 대결 구도를 더욱 팽팽하게 만들며 ‘감정 액션’이라는 작품의 특성을 강화한다. 함께 공개된 공식 포스터에서는 두 인물이 서로를 향한 긴장감을 팽팽히 유지한 채, 133분 러닝타임 끝에서 마주할 결정적 순간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키운다.

관객 반응 또한 작품의 힘을 증명한다. “이혜영·김성철 연기 미쳤고 영화 자체가 진짜 세련됐다”, “이혜영 선배님의 카리스마에 넋이 나간다”, “2시간의 연기 차력쇼”, “액션이 화려하고 재밌어서 N차 관람했다”, “민규동 감독 연출 미쳤다”, “소중한 존재에게 나를 바라봐 달라는 거친 그을림 같은 영화”, “이렇게 서사 탄탄한 액션 오랜만” 등 찬사가 이어졌다.
기존 팬덤에겐 다시 보는 새로운 경험을, 아직 영화를 접하지 못한 관객에게는 더욱 다듬어진 버전으로 만날 기회를 제공할 ‘파과: 인터내셔널 컷’. 파격적인 캐스팅과 밀도 높은 연기, 그리고 관객 요청에 의해 현실화된 확장판이라는 지점까지 더해지며 연말 극장가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