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인데 터졌다…108개국 1위 찍고 오늘 종영하는 '한국 드라마'
2025-12-0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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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19금 드라마, 4일 종영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108개국에서 정상을 차지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가 오늘(4일) 막을 내린다.

지난달 6일 첫 공개된 이 작품은 공개 직후 글로벌 OTT 라쿠텐 비키에서 미국, 브라질, 영국, 프랑스, 인도를 포함한 108개국 1위에 올랐다.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인도 지역에서도 TOP 3에 진입했다. HBO Max는 아시아태평양 17개 국가 및 지역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둔 아시아 콘텐츠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일본에서도 디즈니+ 일간 순위 TOP 3에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미국 라쿠텐 비키에서는 4주 연속 정상을 지켰고,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스타즈플레이에서 최고 2위까지 올랐다.
국내에서도 폭발적 인기를 이어갔다. 티빙에 따르면 4주 연속 신규 구독 기여 1위를 기록했다. 네이버 웹툰 측은 방영 직후 원작 조회수가 일주일 만에 국내 17배, 해외 40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흥행 비결로는 원작의 과감한 소재를 영상미와 결합한 각색이 꼽힌다. 지옥 같은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가면을 쓴 백아진과 그에게 상처받은 'X들'을 그린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서늘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강한 톤 앤 매너로 몰입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초반 일부 전개가 작위적이라는 지적이 있었으나, 회차가 거듭되며 미장센과 캐릭터 매력을 살린 연출이 서사의 빈틈을 메웠다는 반응이다.
데뷔 22년 차 배우 김유정의 파격 변신이 가장 큰 화제를 모았다. 아름다운 외모 뒤 잔혹한 본성을 감춘 백아진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미워할 수 없는 악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유정은 최근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반사회적 인격장애 캐릭터를 구축한 과정을 공개했다. "처음에 백아진이라는 인물을 연기할 때 참고할 만한 이미지가 없었다"며 "심리학 교수님께 자문했고, 감독님이 반사회적 인격장애나 가스라이팅 관련 자료들을 보내주신 적이 있는데 처음에 충격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 관련 내용을 보지 않았는데 촬영하다 보니 쓸만한 부분이 있을까 싶어 하나씩 찾아보며 백아진을 구축해 나갔다"며 "아진은 다양한 가면을 바꿔 쓰며 살아가는 인물이고 본인이 본 모든 것들을 흡수할 줄 아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표현 방식에도 세심한 고민을 기울였다. "속내를 알 수 없고 미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이기에 최대한 표현을 절제했다"며 "어미 처리를 다르게 해 텀을 주는 구간을 다르게 하고 눈을 뜰 때 흰자가 많이 보이도록 해 보는 사람이 '싸하다'는 지점을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촬영 과정에서 감정 소모도 컸다. 3회에서 백아진의 친부 백선규(배수빈)가 죽음에 이르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졸도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김유정은 "3~4일 정도 촬영하며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는데 체력이 고갈되면서 졸도했다. 상황에 집중하다 보니 감정에 몰입해 저도 모르게 다른 공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들과 스태프들이 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주변에서 위로를 많이 해주고 사적인 얘기도 많이 나눠 상쇄됐다"며 "촬영 후에는 여행도 다녀오고 쉬는 시간도 가졌는데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조금씩 벗어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실 아진을 응원하고 싶지도, 응원을 많이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진을 응원하는 반응이 많아서 저도 신기하고 색다른 경험"이라며 "작품 자체가 인간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시오패스로 변신한 김유정의 열연 외에 백아진을 둘러싼 'X들'의 활약도 서사의 밀도를 높였다. 김도훈은 학대를 견디며 살아온 김재오를 거칠면서도 안쓰럽게 표현해 초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윤준서 역을 맡은 김영대는 백아진을 향한 맹목적 헌신과 흔들림을 그리며 작품 특유의 어두운 결을 강화했다.
이열음(레나 역)은 김유정과의 대립 구도를 선명하게 만들어 중반부 긴장감을 높였고, 후반부 중심이 된 홍종현(문도혁 역)은 젠틀한 외면 아래 위험한 본능을 숨긴 연기로 극의 분위기를 뒤흔들었다.
최종회를 앞두고 공개된 스틸에는 위태로운 정상에 다다른 백아진과 윤준서, 김재오의 모습이 담겼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아진과 준서, 그리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아진을 품에 안고 다독이고 있는 김재오의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앞선 9-10회에서는 문도혁(홍종현)이라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판도가 뒤집혔다. 백아진이 서미리 대표로 인해 추락의 위기를 맞은 후, 문도혁을 통해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 가장 높은 곳에 오르겠다는 욕망 하나로 백아진은 문도혁과 결혼까지 결심했다.
하지만 문도혁은 젠틀한 미소 뒤에 위험한 본능을 숨기고 있었고, 백아진은 알 수 없는 불안과 긴장 속에 나날이 피폐해져만 갔다. 10회 말미에는 심성희(김이경)가 백아진을 급습하며 핏빛으로 물든 충격 엔딩을 선사했다.

11-12회 예고편에서는 "문도혁보다 네가 먼저 잘못된다고. 지금 너 위험한 거 왜 너만 몰라!"라는 윤준서의 다급한 외침이 담겨 최종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주연 배우 김유정은 최근 인터뷰에서 "큰 틀은 원작과 같다. 어떤 파국으로 치닫는지 지켜봐 달라"고 전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친애하는 X' 최종회(11-12회)는 4일 오후 6시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