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았다'…결국 서울이 '이것' 전 세계 2위를 차지했다

2025-12-04 10:53

add remove print link

서울 고급 주택 1년 새 25%↑…도쿄 이어 세계 2위
'월급 한 푼 안 써도' 서울 내 집 마련 9.7년·전세 5.5년 걸려

서울 고급 주택 가격이 지난 1년 사이 25% 넘게 오르며 전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이미지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프랭크가 최근 발표한 ‘프라임 글로벌 도시 지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서울 고급 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25.2% 상승했다. 이 지수는 각 도시 주택 시장 상위 5%를 대상으로 가격 변동을 분석한 것이다.

서울의 고급 주택 가격 상승률은 조사 대상 46개 도시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지난해 3분기 14위였던 순위가 12계단 뛰어올랐고 최근 3개 분기 연속 1위를 지키던 자리에서는 한 계단 내려섰다. 그럼에도 여전히 글로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고급 주택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도시는 일본 도쿄로 55.9% 급등했다. 특히 올해 3분기 상승률만 30.2%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트프랭크는 제한된 공급과 외국인 투자 확대를 촉진한 엔화 약세, 우호적 정치 환경 등이 도쿄의 가격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또 신축 주택 가격이 치솟으면서 접근이 어려워진 구매자 수요가 구축 주택으로 몰린 점도 급등 요인으로 꼽았다.

도쿄와 서울에 이어 상위권에는 인도 벵갈루루·뭄바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싱가포르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10위권 내 아시아 도시가 6개나 포함된 반면,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경기가 악화한 유럽 도시는 2곳에 그쳤다.

나이트프랭크는 "2년에 걸쳐 전 세계적 가격 상승세 약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2026년에는 주택 가격 성장세가 강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 흐름이 확고히 자리 잡는 건 1분기 중반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울 시내 부동산에 월세·전세·매매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 뉴스1
서울 시내 부동산에 월세·전세·매매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 뉴스1

◈ 서울서 내 집 마련, 월급 한 푼도 안 쓰고 9.7년 모아야

주거 불안정 문제가 만성화되는 가운데, 고급 주택 가격뿐 아니라 서민층의 주거 불안정도 가중되고 있다.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9.7년을 모아야 하고, 전세 보증금 마련에는 5.5년이 걸린다는 통계가 나왔다.

4일 KB부동산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기준 서울의 소득 대비 전세가격 비율(J-PIR)은 5.45로 나타났다. J-PIR은 전셋값을 가구 소득으로 나눈 수치로 주거비 부담 수준을 보여준다. 이는 중간 소득 가구가 급여 등의 소득을 5.45년간 모두 모아야 지역 내 중간 가격의 전셋집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 J-PIR은 올해 6월 5.78에서 7월 5.42로 떨어졌지만, 8월 5.44에 이어 9월 5.45로 다시 상승했다. 전세가격은 공급 감소로 인한 수급 불균형과 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 물건이 줄어든 영향으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뿐 아니라 집값 부담 역시 커지고 있는데, 9월 기준 서울의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은 9.71로 나타났다. 이는 중간 소득 가구가 9.7년 동안 소득을 모두 저축해야 서울의 중간 가격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 PIR은 지난 6월 10.27에서 7월 9.65로 하락했다가 8월 9.68, 9월 9.71로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민간 연구 기관들은 내년 수도권 집값이 2~3%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주거비 압박은 더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