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첫날 터졌다...입소문 타고 '1위' 오른 초호화 캐스팅 19금 한국 영화
2025-12-0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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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감독의 전환점, 19금 코미디로 박스오피스 1위 석권
층간소음을 웃음으로 변주한 밀실 토크 코미디의 정체
감독 하정우의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이 개봉 첫날부터 강력한 흥행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청소년관람불가(19금) 등급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연말 극장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미 예매율과 관객 반응까지 가세하면서, ‘입소문 타고 올라가는 19금 코미디’의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윗집 사람들’은 개봉일인 지난 3일 하루 동안 25,425명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전체 박스오피스에서도 세 작품 중 3위에 오르며 의미 있는 출발을 보였다. 이어 4일 오전 8시45분 기준 한국영화 예매율에서도 1위(7.8%)를 지키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성인 관람불가 코미디 영화가 개봉 첫날 이 같은 기록을 세운 것은 이례적이다.
‘윗집 사람들’은 매일 밤 ‘섹다른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는 윗집 부부 김선생·수경(하정우·이하늬), 그리고 아래층 부부 정아·현수(공효진·김동욱)가 한날한시에 식사 자리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다. 층간소음이라는 현실적인 소재와 성적 뉘앙스를 결합해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19금 밀실 토크 코미디’라는 장르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관객들의 실관람 반응 또한 호평 일색이다. 4일 오전 기준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은 8.56점을 기록 중이다. 관람객들은 “일단 연기가 미쳤다”, “코미디 영화는 이렇게 웃겨야 함. 딱 스트레스 풀릴 만큼 기분 좋게 웃고 나왔습니다”, “하정우가 만든 영화 중에 제일 재밌고 감동도 있었음”, “하정우가 아주 제대로 작정하고 만든 화끈한 19금 밀실 토크무비”,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 빵 터짐”, “ 2025년 최고의 코미디 영화”, “정신을 못 차리게 하네 역시 병맛 코미디”, “상당히 괜찮게 즐겼던 영화. 일단 배우들 연기가 확실히 좋다”, “ 와이프랑 보러 갔다가 너무 웃겨서 계속 웃었음” 등 다양한 긍정 반응을 내놓고 있다.
특히 하정우·공효진·이하늬·김동욱이라는 ‘4인 주연 라인업’ 자체가 화제성을 충분히 만들었다는 분석이 많다. 이들은 모두 단독 주연 영화가 가능한 배우들로, 초반 마케팅에서도 ‘초호화 캐스팅’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하정우는 2013년 연출 데뷔작 ‘롤러코스터’를 시작으로 ‘허삼관’, ‘로비’ 등을 거쳐 연출자로서 꾸준한 확장을 시도해왔다. 올해만 해도 ‘브로큰’, ‘로비’,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무명 無名’ 등 여러 작품을 선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지만, 흥행 성적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윗집 사람들’은 하정우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개봉 첫날부터 한국 영화 1위라는 확실한 결과를 남기며 그의 연출작 중 가장 빠른 속도의 흥행 레이스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의 관람 재미를 높이는 요소로는 배우들의 ‘케미스트리’를 빼놓을 수 없다. 하정우와 이하늬는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부부 역할로 만났다. 반면 하정우와 공효진은 ‘러브픽션’(2012), ‘577 프로젝트’ 이후 13년 만의 재회다. 김동욱과는 ‘국가대표’, ‘신과함께’ 시리즈, ‘하이재킹’ 등 수차례 함께 호흡을 맞춘 사이다. 공효진과 김동욱은 현실 부부와도 같은 신경전과 유머를 부담 없이 소화하며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장르적 측면에서도 ‘윗집 사람들’은 차별점을 지닌다. 기존의 층간소음 소재 영화들이 공포·스릴러 장르로 이어진 것과 달리, 현실 갈등을 유머와 대사 중심 밀실 코미디로 변주해 전혀 새로운 톤의 작품을 완성했다. 특히 성과 관계된 대사와 상황들이 지나치지 않게 균형을 잡아 ‘19금 코미디의 적정선’을 유지했다는 평가가 많다.

한편 같은 날 개봉한 한국 영화 ‘정보원’도 선전했다. 허성태·조복래 주연의 범죄 코미디 ‘정보원’은 개봉 첫날 20,726명의 관객을 모으며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2위에 자리했다.
같은 날 개봉한 두 편의 한국 영화가 박스오피스 1·2위를 동시에 차지한 것은 올해 들어 드문 사례로, 연말 극장가에 한국영화 붐이 다시 살아나는 조짐으로 해석된다.
전날 전체 박스오피스에서는 ‘주토피아 2’가 무려 149,239명을 동원하며 8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주술회전: 시부야사변 X 사멸회유’(52,368명), ‘윗집 사람들’, ‘정보원’, ‘프레디의 피자가게 2’ 순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흥행 추이를 고려하면, ‘윗집 사람들’은 성인 코미디 장르가 가진 대중성과 초호화 배우진, 입소문 파급력까지 갖추고 있어 향후 장기 흥행도 충분히 기대되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하정우 감독의 코믹 연출력이 정점을 찍었다는 반응 속에, 영화가 연말 한국영화 흥행 흐름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윗집 사람들’과 ‘정보원’은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