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여의도 면적 15분의 1…현대차가 1.2조 쏟아부어 안성에 만들려는 '이것'

2025-12-0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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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탑재한 안성 캠퍼스, 전기차 경쟁력의 게임체인저 될까

현대차그룹이 경기도 안성에 1조 2천억 원을 투입해 여의도 면적의 15분의 1에 달하는 거대한 배터리 연구시설을 짓는다. 단순히 배터리를 사다 쓰는 것을 넘어, 직접 설계하고 검증하는 기술 내재화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다.

28일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배터리 안성 캠퍼스'의 뼈대를 세우는 상량식을 열었다. 축구장 27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19만 7천 제곱미터 부지에 들어서는 이 시설은 단순한 공장이 아니다. 현대차그룹 역사상 최초로 배터리 개발부터 성능 검증까지 한 곳에서 끝낼 수 있는 대규모 전용 연구 단지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가상의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가상의 이미지

완성차 업체가 직접 대규모 배터리 연구소를 구축하는 배경에는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그동안 자동차 제조사는 배터리 전문 기업이 만든 셀을 공급받아 단순 탑재하는 방식에 의존해 왔다. 전기차 성능과 가격 경쟁력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커지면서 직접 기술을 챙겨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현대차는 자체적인 설계와 공정 검증 역량을 확보하는 내재화를 통해 자사 차량에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을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축적한 기술 데이터는 향후 배터리 제조사와의 공동 개발이나 공급 단가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는 핵심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성 캠퍼스는 영하 40도의 혹한부터 영상 60도의 폭염, 그리고 험난한 주행 상황까지 차량이 겪을 수 있는 모든 환경을 실험실에 그대로 재현해 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입이다. 수천 번의 물리적 실험과 더불어 가상 공간에서 배터리 성능을 예측하는 디지털 검증 체계를 구축해 개발 속도는 높이고 비용은 획기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연구 대상 또한 현재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넘어, 폭발 위험이 없는 전고체 배터리와 로봇, 그리고 하늘을 나는 택시(AAM)용 배터리까지 아우른다.

배터리 안성 캠퍼스 상량식 / 뉴스1
배터리 안성 캠퍼스 상량식 / 뉴스1

이번 프로젝트는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화성 PBV 공장에 이은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의 목적으로 실행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6년 캠퍼스 완공 이후 이곳을 전동화 핵심 거점으로 삼아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배터리 생태계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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