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배우도 못 살렸다…첫방 2.7% 찍고 결국 1%대로 종영한 ‘한국 드라마’

2025-12-0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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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로맨스 17년, 왜 시청자 마음 못 사로잡았나
이재욱 1인 2역 호연도 무색한 1%대 시청률의 이유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 온 두 남녀의 기억과 성장, 그리고 17년에 걸친 로맨스를 그린 KBS 2TV 토일 미니시리즈 ‘마지막 썸머’(연출 민연홍, 극본 전유리)가 결국 1%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KBS2 '마지막 썸머' 최종회 / 유튜브 'KBS Drama'
KBS2 '마지막 썸머' 최종회 / 유튜브 'KBS Drama'

■ 첫방은 준수했지만…결국 반등 없이 종영

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 방송된 최종회(12회)의 전국 시청률은 1.7%. 2.7%로 출발했던 첫 회 이후 단 한 번도 2%대를 확실히 돌파하지 못한 채, 1~2%대에 머물며 조용히 퇴장했다.

‘마지막 썸머’는 첫 방송 직후 “잔잔한 감성 로맨스”, “배우들의 안정적 연기”라는 호평을 일부 얻었지만, 시청률 흐름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작품의 완성도와 별개로 2049 시청층을 이끌 화제성 부족, 동시간대 경쟁작 대비 약한 장르적 힘, 플랫폼 분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종회는 첫 회를 오마주한 송하경(최성은)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해 백도하(이재욱)와 하경의 달콤한 동거 일상으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하경이 도하의 생일을 잊으며 분위기가 급반전되고, 뒤이어 양가 부모의 예상치 못한 등장까지 겹치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작은 파동이 그려졌다.

그럼에도 최종회는 전체적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도하의 서운함, 하경의 미안함과 노력, 가족 간의 화해와 교감이 자연스레 흘러가며 긴 러닝타임 동안 쌓아온 감정의 점을 매만지듯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송지철(정희태)이 딸을 위해 준비했던 편지와 장갑을 보며 눈시울을 붉힌 하경을 통해 진한 감정선을 따라갔다.

'마지막 썸머' 최종회 일부 장면 / 유튜브 'KBS Drama'
'마지막 썸머' 최종회 일부 장면 / 유튜브 'KBS Drama'

■ 친구 커플의 감정 폭발, 그리고 땅콩집에서 열린 결혼식

극 중 또 다른 커플인 오승택(안동구)과 이슬(정보민)은 12년 연애 후폭풍 속에서 계속 마주쳤고, 감정이 폭발한 끝에 도하·하경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이들의 갈등 해소는 도하·하경의 관계 흐름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6개월 뒤, 두 커플 모두의 생활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승택과 이슬은 재결합하며 결혼 준비에 나섰고, 도하는 땅콩집에서 우연히 발견한 초음파 사진 때문에 하경의 임신을 오해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 임신 사실은 이슬에게 있었음이 밝혀졌고, 도하는 친구 커플을 위한 합동 결혼식을 제안하며 훈훈함을 더했다.

1%대로 막 내린 '마지막 썸머' / 유튜브 'KBS Drama'
1%대로 막 내린 '마지막 썸머' / 유튜브 'KBS Drama'

결혼식은 극의 상징적 공간인 땅콩집에서 열렸다. 서수혁(김건우)을 비롯한 파탄면 주민들의 축복 속에서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었고, 도하와 하경은 결혼식 뒤 벽에 붙인 폴라로이드 사진을 보며 다정한 대화를 나눴다. 17년 로맨스를 응축한 내레이션과 달콤한 입맞춤이 엔딩을 장식하며,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 1인 2역 도전…이재욱의 연기는 빛났다

시청률 성적과 별개로 배우들의 연기력은 꾸준히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재욱은 첫 1인 2역 도전으로 쌍둥이 형제 백도하·백도영을 연기하며 극의 중심을 탄탄히 잡았다. 천재 건축가 도하의 차가운 프로페셔널함, 도영의 따뜻한 감정선, 세상을 떠난 도영을 향한 죄책감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안정적으로 표현했다.

이재욱 열연으로 빛낸 작품 / 유튜브 'KBS Drama'
이재욱 열연으로 빛낸 작품 / 유튜브 'KBS Drama'

이재욱은 소속사 로그스튜디오를 통해 “도하로 보낸 시간은 저에게도 오래 기억될 특별한 여름이었다. 도하를 통해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었고, 그 여정을 시청자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 여름을 발판 삼아 배우 이재욱으로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최성은 역시 소속사 에이스팩토리를 통해 “하경이를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하경이가 도하랑 오랫동안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따뜻한 종영 소감을 전했다.

■ KBS의 토일 미니시리즈 전략, 남은 과제

아쉬운 성적으로 막 내린 드라마 / 유튜브 'KBS Drama'
아쉬운 성적으로 막 내린 드라마 / 유튜브 'KBS Drama'

KBS 2TV는 올해 토일 미니시리즈라는 새로운 시간대를 신설하며 “시청률·화제성 동시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 성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가장 먼저 방영된 마동석 주연 ‘트웰브’는 첫 방송에서 8%대를 찍으며 기세 좋게 출발했지만, 최종회는 2%대로 떨어졌다. 두 번째 작품 ‘은수 좋은 날’은 마지막 회 4.9%를 기록하며 체면치레했지만, 반전을 만들 수준의 화제성은 부족했다.

세 번째 주자로 나선 ‘마지막 썸머’는 이보다 더 낮은 시청률인 1.7%로 마감하며 라인업 중 가장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유튜브, KBS Drama

잔잔한 감성 로맨스라는 장르적 매력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층 분산·플랫폼 경쟁 심화·주말 시청 패턴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KBS가 다음 시즌에서 어떤 전략적 조정을 시도할지 관심이 모인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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