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학생 총투표서 “85.7%가 공학 전환 반대”...갈등 다시 격화

2025-12-0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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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학생 반대, 공학 전환 논란 새 국면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찬반을 묻는 학생 총투표 결과가 나왔다.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 공학 전환 반대 관련 래커칠이 남아있는 모습. / 뉴스1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 공학 전환 반대 관련 래커칠이 남아있는 모습. / 뉴스1

투표에 참여한 재학생 과반이 공학 전환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학내 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분위기다.

총학생회는 12월 3일부터 진행한 ‘8천 동덕인 의견조사’ 투표 결과를 9일 새벽 공개했다. 투표에는 총 3,470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85.7%에 해당하는 2,975명이 공학 전환에 반대표를 던졌다. 찬성 응답은 8.1%에 그쳤다.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2시 투표 결과를 학교 측에 공식 전달하며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총학생회 측은 “학교가 학생들의 의견을 반복적으로 소홀히 해왔다”며, “공학 전환과 같은 본질적인 교육 체제 변화는 학생을 중심에 두고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투표 결과를 두고 동덕여대 재학생연합 측도 입장을 밝혔다. 재학생연합은 학교 측이 구성원인 학생들을 배제한 채 교직원, 교수, 동문 위주로 논의를 끌어온 점을 문제 삼으며, “공학 전환은 단순한 행정적 결정이 아니라, 학교의 정체성과 직결된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학내 갈등…공론화 이후에도 논란 여전

동덕여대의 공학 전환 논란은 2022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당시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창학 이념인 ‘여성 교육’을 학교 측이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며 강한 반발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본관 점거농성을 벌였고, 항의 방식으로 학내 시설에 반대 문구를 래커로 적는 ‘래커칠 시위’도 이어졌다.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 공학 전환 반대 관련 래커칠이 남아있는 모습.  / 뉴스1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 공학 전환 반대 관련 래커칠이 남아있는 모습. / 뉴스1

학교 측은 점거와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경찰에 고소했고, 23일간 이어진 점거는 일단락됐다. 이후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공론화위원회가 구성됐다. 공론화위원회는 학생, 교수, 교직원, 동문 각 3명씩으로 구성됐고, 구성원 면담과 설문조사 등을 거쳐 12월 2일 공학 전환을 권고하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김명애 총장은 2029학년도부터 공학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공론화위원회의 논의 과정에 학생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학생과 동문들의 반발은 다시 거세지고 있다.

학생 반대 의견 수치로 드러나…공학 전환 논란 새 국면

이번 총투표에서 85% 이상이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공학 전환을 둘러싼 논의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학생들은 “수천 명이 참여한 공개적 의견 수렴 결과를 학교가 무시한다면, 학생 자치와 구성원 의견 반영이라는 민주적 절차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향후 학교 측이 이번 투표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따라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까지 학교는 공학 전환 방침을 철회하거나 수정할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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