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제주까지 '이것' 타고 간다고?…다시 등판한 '뜨거운 감자'
2025-12-0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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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경유 '서울-제주 고속철도' 불씨 재점화
오는 17일 국회서 고속철도 유치 토론회

사그라들었던 서울~제주 간 고속철도 건설 논의가 다시 불붙는 분위기다.
전남 완도군은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서울~제주 고속철도 구축 가능성과 발전 전략’ 토론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 토론회는 지역구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민홍철·민병덕·민형배·허종식·손명수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완도군과 해남군이 공동으로 주관한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서울~제주 고속철도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국회 차원의 대국민 홍보를 통해 국가 계획 반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아울러 철도 노선별 장단점 비교, 단계적 추진 방안 등 다양한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제주 고속철도 사업은 총사업비 27조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2007년 전남도와 제주도가 공동으로 대정부 건의문을 내면서 논의가 시작됐지만, 경제성과 수용성 부족 등을 이유로 국가 계획에 포함되지 못했다. 지난해 2월에는 완도군·해남군·영암군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국토부에 제출한 바 있다.

제주국제공항은 기상이변으로 매년 항공기 결항이 발생하고 있어, 오래전부터 항공 교통을 대체할 새로운 교통망 구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해남군과 완도군은 고속철도가 건설될 경우 기상 악화로 인한 항공·해운 결항 시 불편 해소, 이동 시간 단축, 인·물적 교류 확대, 고용 창출, 관광 수요 증가 등으로 국가 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관광 활성화와 인구 유입을 위한 정주 여건 개선, 역점 사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속철도가 건설돼야 한다”며 “제5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제주 동의가 관건…'섬 매력 상실' 우려 여전
그렇다면 제주도의 입장은 어떨까.
제주도와 관광업계는 육지와 고속철도로 연결될 경우 섬 고유의 매력이 훼손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제주 관광은 체류형 휴양지 성격이 중요한데, 해저터널이 개설되면 서울~제주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해져 제주가 단순 경유지로 전락할 수 있고, 단기간에 관광객이 쏟아지는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4월 도정질문에서 제주와 전남을 잇는 해저터널은 제2공항 건설을 마무리 짓고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오 지사는 "해저 고속철도는 앞으로 새로운 기술적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일론 머스크가 추진하는 신개념 고속열차 '하이퍼루프' 같은 경우 건설 비용이 적고 현재 관련 기술이 아주 높은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안다"며 "기술 발전 속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