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뚜껑에 '노랑 고무줄'만 묶어보세요…다들 왜 이제 알았냐고 해요

2025-12-11 11:31

add remove print link

버려지는 캔뚜껑, 고무줄 하나로 생활용품으로 변신하다
선 정리부터 옷장 수납까지, 캔뚜껑의 숨은 기능 발견

캔 음료 한 캔을 비우고 나면 대부분은 그대로 분리수거함으로 향한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그런데 뚜껑의 작은 고리에 ‘노란 고무줄’ 하나만 더해도, 집 안 곳곳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생활 도구로 변신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온라인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평범한 캔뚜껑의 숨은 기능이 뒤늦게 주목받는 분위기다.

최근 유튜브 채널 ‘봄집사’에는 “캔뚜껑에 고무줄을 감으면 생활이 편리해집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이름 그대로 캔뚜껑과 고무줄을 활용해 생활 속 불편을 줄이는 여러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특히 캔뚜껑 고리에 노란 고무줄을 묶어 선 정리에 활용하는 첫 번째 아이디어가 큰 관심을 모았다.

전선 정리에 활용되는 '캔고리' / 유튜브 '봄집사'
전선 정리에 활용되는 '캔고리' / 유튜브 '봄집사'

영상에서 유튜버는 먼저 캔을 다 마신 뒤 뚜껑 부분을 분리해 고리 안쪽으로 고무줄을 묶어 둔다. 그런 다음 남은 고무줄로 휴대전화 충전선, 멀티탭 전선 등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선들을 한데 모아 감는다. 마지막으로 감아 둔 선을 캔뚜껑 고리에 끼워 고정하면, 별도의 케이블 타이가 없어도 선이 풀리지 않고 단단히 고정된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만으로 책상 위와 콘센트 주변이 한결 정돈되는 셈이다.

캔뚜껑 재활용 아이디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영상은 집 안 곳곳에서 활용 가능한 ‘업사이클링’ 팁을 이어서 보여준다. 먼저 벽에 걸고 싶은 액자가 있는데 뒤쪽에 고리가 없는 경우, 캔뚜껑 하나만 있으면 쉽게 해결된다. 양면테이프나 강력 접착제를 이용해 액자 뒷면 상단에 캔뚜껑을 붙이면, 고리 모양의 구멍이 그대로 벽걸이 고리 역할을 한다. 별도의 철물점용 부속을 사지 않아도 벽에 단단히 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캔뚜껑, 초간단 액자걸이로 변신 / 유튜브 '봄집사'
캔뚜껑, 초간단 액자걸이로 변신 / 유튜브 '봄집사'

옷장처럼 좁은 수납공간에서도 캔뚜껑은 유용하다. 옷걸이 하나에만 의존해 옷을 수직으로 걸다 보면 금세 행거가 가득 차기 마련이다. 이때 옷걸이 목 부분에 캔뚜껑 구멍을 끼워 두고, 그 아래에 다른 옷걸이의 훅을 다시 걸어주면 2단, 3단으로 옷걸이를 연장해 사용할 수 있다. 영상 속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셔츠와 재킷을 층층이 걸어 행거 한 칸에서 더 많은 옷을 수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하지만 옷장 공간을 배로 늘리는 효과를 내는 셈이다.

다양하게 활용되는 캔뚜껑 / Nittaya's-Shutterstock.com
다양하게 활용되는 캔뚜껑 / Nittaya's-Shutterstock.com

캔 음료를 마실 때 겪는 작은 불편을 줄이는 방법도 소개됐다. 먼저, 처음 따는 순간부터 어려움을 겪는 경우다. 손힘이 약하거나 손톱이 짧으면 탭을 들어 올리기 쉽지 않은데, 이때는 캔 음료 두 개를 겹쳐 윗캔의 밑면으로 아랫캔의 탭 부분을 위로 밀어 올리듯 젖혀주면 훨씬 수월하게 열린다는 설명이다.

또 빨대를 꽂아 마실 때마다 빨대가 이리저리 움직여 불편했다면, 캔 고리를 180도 뒤로 돌려 빨대를 고리 안쪽으로 통과시켜 두면 된다. 빨대 굵기에 딱 맞는 구멍이 자연스럽게 지지대 역할을 해, 음료를 끝까지 마시는 동안 빨대가 빠지지 않는다.

유튜브, 봄집사

영상이 올라오자 댓글에는 “이분 최소 꿀팁 연구원, 아이디어가 미쳤다”, “캔뚜껑도 이렇게 유용하게 쓸 수 있네요”, “옷장 공간 팁은 바로 따라 해봐야겠다”, “전선 정리는 진짜 실용적이다. 집에 고무줄은 잔뜩 있는데 케이블 타이는 없었는데 잘 쓰겠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다 마신 캔을 버리기만 했던 일상에서, 작은 부품 하나라도 다시 한번 쓰게 만드는 아이디어라는 점에서 호평이 쏟아진다. “맥주를 열심히 마실 이유가 생겼다”는 농담 섞인 댓글이 달릴 정도다.

자연스럽게 이런 궁금증도 따라온다. 그렇다면 애초에 캔뚜껑의 고리는 왜 이런 모양일까.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캔 뚜껑의 손잡이는 영어로 ‘풀 탭(pull tab)’, 혹은 간단히 ‘탭(tab)’이라고 불린다. 무언가를 열거나 닫을 때 잡아당기는 작은 조각을 뜻하는 말이다. 같은 영어권이지만 영국·캐나다 등에서는 당기는 고리를 의미하는 ‘링 풀(ring pull)’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한다.

캔뚜껑에 왜 고리가 있을까? / LeventeGyori-Shutterstock.com
캔뚜껑에 왜 고리가 있을까? / LeventeGyori-Shutterstock.com

처음부터 지금처럼 구멍이 뚫린 고리 형태였던 것은 아니다. 초창기 캔뚜껑은 구멍이 없는 플랫 탭(flat tab) 구조였다. 상판에 납작하게 붙어 있는 탭을 들어 올리려면 손톱을 틈 사이에 깊숙이 밀어 넣어야 했고, 힘을 잘못 주면 탭 자체가 휘어버리기도 했다. 구조적으로도 변형과 손상에 취약해 사용자의 불편이 컸다.

이에 비해 현재의 고리형 손잡이는 끝 부분을 둥글게 말아 마감한 구조다. 뚫린 구멍만큼 소재를 덜 쓰면서도 동일 질량 대비 강성이 더 높아 잘 휘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손가락을 고리 안에 걸 수 있어 힘을 집중해 당기기 좋다. 플랫 탭이 상판 전체에 힘이 분산되는 구조였다면, 고리형 탭은 지렛대 끝에 힘을 모아 효율적으로 들어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발명 당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구조 덕분에 빨대를 끼워 고정하는 ‘빨대 지지대’ 기능도 뒤늦게 발견됐다. 구멍이 난 만큼 알루미늄 원자재를 조금이라도 절약할 수 있다는 점도 부수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캔의 양을 생각하면, 이 미세한 절감 효과 역시 결코 작지 않다.

숨은 기능 가진 '캔뚜껑' / Nikolay132-Shutterstock.com
숨은 기능 가진 '캔뚜껑' / Nikolay132-Shutterstock.com

다 쓴 캔과 뚜껑을 어떻게 버리느냐도 중요하다. 우선 내용물을 완전히 비우고, 물로 한 번 헹궈 끈적임이나 잔여물을 제거해야 한다. 라벨이나 스티커가 붙어 있다면 가능한 한 깨끗이 떼어내고, 플라스틱 뚜껑이나 다른 재질로 된 부속이 있다면 분리해 버리는 것이 원칙이다. 이후 캔을 발로 가볍게 밟아 부피를 줄이면 수거·운반 효율이 높아지고, 날카로운 부분에 다치지 않도록 모서리를 안쪽으로 말아주는 것도 좋다.

결국 캔뚜껑은 마지막 한 모금까지 음료를 마시는 용도뿐 아니라, 다 마신 뒤에도 집 안의 선을 정리하고, 액자와 옷장 공간을 정돈하는 데까지 쓸 수 있는 ‘숨은 도구’다. 여기에 재활용 과정까지 꼼꼼히 챙기면, 작은 캔 하나가 생활 편의와 환경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셈이 된다. 유튜브에서 시작된 “노랑 고무줄 하나로 삶이 편해진다”는 실험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평소 아무렇지 않게 버리던 사소한 것들도 시선을 조금만 달리하면 새로운 쓰임새를 갖게 된다는 메시지가, 오늘도 또 다른 꿀팁을 찾아 나서게 만든다.

유튜브, 집나간아들 Runaway Son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