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강의 대신 '연극'으로~광주시, 간부 공직자 인식 개선 '정조준'
2025-12-11 16:18
add remove print link
'윗물'부터 맑게…관리자의 책임 강조, 존중의 조직문화 만든다
성희롱·성폭력 등 직장 내 폭력 상황 재연, 공감대 형성 후 전문가 특강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광주광역시 4급 이상 고위 간부 공무원들이 딱딱한 강의실을 벗어나 연극 무대 앞에서 직장 내 폭력 문제를 마주했다. 조직문화 혁신의 열쇠를 쥔 관리자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광주시가 마련한 특별한 처방이다.
광주시(시장 강기정)는 11일 시청 무등홀에서 4급 이상 간부 공직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폭력예방 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은 성희롱·성폭력 등 4대 폭력에 대한 관리자의 예방 책임을 강화하고, 조직 전반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여 상호 존중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연극으로 공감하고, 강의로 배우다
이날 교육은 기존의 주입식 강의에서 벗어나 공감극과 전문가 특강을 결합한 형태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먼저 놀이패 '신명'이 무대에 올라 직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폭력 상황을 생생한 연극으로 재연했다. 참석자들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갈등 상황을 보며 문제의 심각성에 깊이 공감하고,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진행된 전문 강의에서는 연극을 통해 형성된 공감대를 바탕으로, 성인지적 관점에서 폭력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과 이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관리자의 구체적인 역할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전 직원 교육에서 간부 맞춤형으로, 단계적 실천
이번 교육은 광주시가 추진하는 조직문화 개선 프로젝트의 핵심 단계다. 광주시는 지난 5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해 인식 확산의 기반을 다졌으며, 이번에는 조직의 의사결정과 분위기를 좌우하는 간부들을 대상으로 심화 교육을 진행했다. 관리자의 작은 인식과 행동 변화가 조직 전체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광주시는 이번 교육을 통해 ▲관리자의 폭력 예방 책임 강화 ▲성인지 감수성에 기반한 행정 환경 조성 ▲존중과 배려가 중심이 되는 조직문화 확립 등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고광완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시민의 안전과 인권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공직사회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 내부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이번 교육을 계기로 관리자들이 먼저 인식을 전환하고, 더욱 책임감 있는 자세로 신뢰받는 행정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