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비트코인이 '미국 금리 인하'라는 강력 호재에도 9만 달러 밑으로 폭락한 이유

2025-12-1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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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장 초반 8만 9400달러대까지 밀린 가상화페 비트코인

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 비트코인(Bitcoin, BTC) 가격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급락세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는 위험자산 선호를 높이고 비트코인 상승으로 이어지는 요인이지만, 이번에는 시장 반응이 정반대로 나타났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참고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참고 이미지

코인피디아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1일(이하 한국 시각) 오전 한때 9만 4000달러대에서 안정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8만 9400달러대까지 밀리며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완화적 정책보다 시장 유동성 감소와 투자 심리 위축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급락은 서로 엇갈린 시장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연준의 세 번째 연속 기준 금리 인하는 통상적인 위험자산 랠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연준이 향후 경기 둔화를 우려하며 신중한 발언을 이어가자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 중심 포트폴리오로 이동했다. 즉, 금리 인하가 ‘위험 선호 촉진’이 아닌 ‘시장 안전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또한 올해 상반기 급속히 늘어났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이 둔화된 점도 시장 상승세를 제약했다. ETF가 구조적 측면에서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최근 들어 신규 자금 유입이 감소해 기존의 매도세를 상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장 유입 자금이 줄어든 만큼 가격 상승의 추진력이 약화된 것이다.

유동성도 빠르게 마르고 있다. 대표적 유동성 지표로 쓰이는 스테이블코인 유입량이 정체되면서 거래소로 들어오는 신규 자금이 감소했다. 그 결과 소규모 매도세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술적 구조 역시 매수세의 힘이 부족함을 보여주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9만 2000~9만 3000달러 사이 저항 구간 돌파를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현재 상승 추세선을 간신히 지키며 9만 달러 전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단기 지표에서는 매수세 둔화가 확인된다. 9만 3000달러 상단을 돌파하면 9만 8000달러, 10만 600달러 구간까지 재상승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추세선이 무너지면 8만 8800달러, 8만 6800달러 지지선까지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

비트코인의 향후 회복 여부는 유동성 회복과 자금 유입 반등에 달려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유입이 회복되고 거래량이 늘어날 경우 9만 5000달러선 재돌파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모멘텀이 부족해 단기 내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 암호화폐는 매우 변동성이 높은 투자 상품입니다.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기에 투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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