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죄명'이라 쓰지 않나" 개그에 좌중 웃음…언어 교육 강조해

2025-12-13 16:03

add remove print link

한자 교육 필요성 공감하지만 제도적 도입은 신중
올바른 언어 사용 중요성 및 외래어 남용 문제도 지적

이재명 대통령이 한자 교육 필요성에 공감하며 공개 석상에서 자신의 이름을 둘러싼 온라인상의 멸칭을 농담처럼 직접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교육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김언종 한국고전번역원장이 한자 교육 강화를 건의하며 "학생들이 대통령 성함에 쓰이는 한자인 '있을 재(在)' '밝을 명(明)'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그래서 '죄명'이라고 쓰는 사람이 있지 않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죄명'은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그의 반대 지지자들이 부르는 온라인상 멸칭이다. 이 대통령이 스스로 이를 언급하며 농담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다만 한자 교육의 제도적 도입에 있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한자 교육 조치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며 "조갑제 대표가 한자 병용·병기를 계속 얘기하는데, 지금은 한글 배우기도 힘들어서 글자를 끄적거리는 중에 한문을 강제로 하라고 하면 난리 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천자문만 배워도 대개 단어들의 깊은 의미를 쉽게 이해할 텐데, 사고 능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될 듯하다"며 "제도로 도입할 수 있을지는 엄청난 벽을 넘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교육부에 언어 순화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글 파괴' 현상을 바로잡는 것과 적확하지 않은 표현, 불필요하고 빈번한 외래어 사용 등을 짚었다. 예로 이 대통령은 "제가 정말 제일 듣기 싫은 표현이 '저희 나라'라는 말"이라고 했다.

'저희'는 자신이 속한 집단 전체를 낮추면서 상대방을 높이는 표현인 만큼 '우리'라고 쓰는 것이 올바르다.

이 대통령은 또 "'대인배'라는 말도 하는데 이 역시 잘못이다. 소인배·시정잡배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배(輩)'는 저잣거리의 건달이나 '쌍놈'을 뜻한다"며 "결국 대인배라는 단어는 '훌륭한 나쁜 놈'이라는 뜻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단어들이 일상적으로 쓰여도 아무도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있다. 방송에서도 실수가 많이 보이고, 심지어 기자들조차 이런 표현을 쓰더라"며 "최소한의 교양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단체 공지를 해서 이런 일이 없어지도록 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외래어 남용 문제도 제기됐다. 이 대통령은 "멀쩡한 한글을 두고 왜 외래어를 사용하나. 공공영역에서 그러는 것은 더 문제"라며 "외국말을 쓰면 유식해 보이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 방안을 보고하자 "그냥 미디어 교육 강화라고 하면 되는데 굳이 리터러시 강화라고 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물었다.

류신환 방미통위 위원장 직무대행이 "리터러시란 문해력을 의미한다"고 답했으나, 이 대통령은 "좋은 한글을 놔두고 공문에 꼭 리터러시라는 표현을 써야 하느냐는 점을 묻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home 오예인 기자 yein5@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