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계엄 직후 '너 때문에 다 망쳐' 화내며 윤 전 대통령과 싸워"

2025-12-1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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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김 여사의 계엄 관여 의혹은 사실 아니다”

12·3 비상계엄 직후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너 때문에 다 망쳤다"며 화를 내 부부싸움을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조은석 내란특검팀은 15일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며 김 여사의 계엄 관여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건희 여사. / 옛 대통령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건희 여사. / 옛 대통령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계엄 선포를 했을 때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이 심하게 싸웠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에게 '너 때문에 망쳤다'며 계엄 선포에 대해 분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본인이 생각한 계획이 많았는데 계엄을 선포해서 모든 게 망가졌다는 취지의 말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박 특검보는 "김 여사의 개입 이야기가 명태균 사건 등에서 나오기는 하지만 이것이 계엄 선포의 이유는 아닌 것 같다"며 "내란을 중심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 여사가 만나면 관여가 맞겠지만 김 여사가 노 전 사령관을 만난 의혹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특검팀은 김 여사의 각종 사법 리스크 해소가 계엄 선포의 배경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박 특검보는 "권력 독점·유지는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거고, 그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마음엔 본인과 배우자에 대한 사법리스크 해소가 포함돼 있다고 본다"고 했다.

조은석 특검은 이날 "윤석열이 신념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거스르거나 반대하는 사람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비상계엄을 통해 제거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등이 권력을 독점·유지할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당시 국회 다수석을 차지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대립하다 사임한 뒤 '거대 의석을 가지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으로 규정하게 됐다고 판단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건희 여사. / 옛 대통령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건희 여사. / 옛 대통령실

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11월 25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자리에서는 '비상대권이 있다. 총살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싹 쓸어버리겠다'고 발언하는 등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적대감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여당 대표였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도 '빨갱이'라고 비난하는 등 대립했다고 했다.

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대통령실을 용산 군 기지 내 합동참모본부 청사 바로 옆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관저를 한남동으로 이전하면서 대통령과 군이 밀착되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수시로 만나면서 2024년 4월 총선 훨씬 이전부터 비상계엄을 순차 모의하고 준비해온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계엄 모의 사실을 알게 된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이 계엄 반대 의사를 밝히자, 국방부 장관을 교체하는 인사를 감행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비상계엄을 선포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비정상적 군사작전을 통한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했으나 북한이 군사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실패한 것도 수사를 통해 파악됐다.

조 특검은 "윤석열 등은 군을 통해 무력으로 정치활동 및 국회 기능을 정지시키고 국회를 대체할 비상 입법기구를 통해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한 후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자 했다"며 "국회에서 이뤄지는 정치활동을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행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지적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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