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멘토스=거품 폭발... 두 개 한꺼번에 먹으면 사람도 위험할까

탄산음료에 멘토스를 넣는 순간 거품이 폭발적으로 솟구친다. 인터넷에서 수없이 공유된 이 실험 영상을 보고 나면 누구나 이런 의문이 들 법하다. ‘콜라와 멘토스를 함께 먹으면 내 위 속에서도 저런 일이 벌어지는 거 아냐?’ 실제로 많은 사람이 탄산음료와 멘토스를 함께 섭취하면 위가 팽창하거나 심지어 파열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멘토스와 콜라의 만남이 만들어내는 장관은 2000년대 중반부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특히 2006년 미국의 한 과학 프로그램에서 이 실험을 대대적으로 다루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후 수많은 사람이 직접 실험에 나섰다. 멘토스 한 통을 콜라병에 넣으면 순식간에 2~3m 높이로 거품이 분출된다. 간헐천처럼 쏟아지는 거품 기둥은 보는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현상의 비밀은 멘토스 표면 구조에 있다. 멘토스 겉면은 매끄러워 보이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수많은 미세한 구멍들이 뚫려 있다. 이 작은 구멍들이 핵생성 부위 역할을 한다. 탄산음료 속에 녹아 있던 이산화탄소는 평소에는 액체 상태로 안정적으로 존재하지만, 멘토스 표면의 미세한 구멍을 만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구멍들이 기체가 생성될 수 있는 시발점을 제공하면서 순식간에 수많은 기포가 형성되는 것이다.

여기에 멘토스의 성분도 한몫한다. 멘토스에는 젤라틴과 아라비아검이 함유돼 있는데, 이 물질들은 탄산음료의 표면장력을 낮춘다. 표면장력이 낮아지면 기포가 더 쉽게 형성되고 빠르게 커질 수 있다. 또한 멘토스는 밀도가 높아 빠르게 가라앉으면서 병 전체에 걸쳐 반응을 일으킨다. 이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면서 폭발적인 분출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같은 현상이 사람 몸속에서는 일어나지 않을까. 가장 큰 이유는 조건의 차이다. 실험에서는 멘토스 여러 알을 한꺼번에 밀폐된 탄산음료 병에 넣는다. 병 안은 높은 압력 상태이며, 이산화탄소가 과포화돼 있다. 반면 사람이 음식을 섭취할 때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우선 탄산음료와 멘토스를 먹는다고 해도 동시에 위 속에 도달하지 않는다. 먹는 과정에서 시간차가 생기며, 그 사이에 탄산가스는 상당 부분 빠져나간다. 입과 식도를 거치는 동안 트림을 통해 가스가 배출되기도 한다. 설령 둘이 위 속에서 만난다 해도 위는 밀폐된 공간이 아니다. 위에서 생성된 가스는 식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출될 수 있다.

또한 위 내부 환경은 탄산음료 병과 완전히 다르다. 위액이 섞이면서 탄산의 농도가 희석되고, 체온에 의해 이산화탄소가 더 빠르게 기체로 변환돼 배출된다. 위의 연동운동도 과도한 압력 형성을 막는다. 무엇보다 위는 상당한 신축성을 가진 기관이라 어느 정도의 팽창은 문제없이 수용할 수 있다.

실제로 여러 과학자가 이를 검증했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투명한 인공 위 모형을 만들어 실험했는데, 멘토스와 콜라를 함께 넣어도 병에서처럼 격렬한 반응은 일어나지 않았다. 위의 온도, 위액, 그리고 개방된 구조를 재현하자 거품이 조금 생기는 정도에 그쳤다.

물론 불쾌감은 있을 수 있다. 탄산음료를 마신 직후 멘토스를 먹으면 배가 부르고 트림이 나올 수 있다. 평소 위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일시적인 복부 팽만감이나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수준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결국 멘토스와 콜라의 폭발적 반응은 특정 조건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다. 밀폐된 용기, 높은 압력, 과포화된 이산화탄소, 그리고 한꺼번에 투입되는 멘토스. 이들 조건이 갖춰져야 극적인 분출이 가능하다. 사람의 소화기관은 이런 조건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탄산음료와 멘토스를 함께 먹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다만 억지로 많은 양을 빠르게 섭취하면 당연히 속이 불편할 테니, 그건 상식선에서 피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