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10만원 어치 사달라” 부산 시장 상인 요청에 이재명 대통령이 꺼낸 '대답'

2025-12-24 14:13

add remove print link

서민 경제 살핀다며 깜짝 방문한 대통령의 시장 투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부산을 깜짝 방문했다.

사전 예고 없이 전통시장을 방문해 민생 현장을 직접 살폈다. 공식 일정이 끝난 뒤 이뤄진 이른바 ‘깜짝 행보’로, 침체된 지역 상권과 서민 경제를 직접 체감하려는 의지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산 부산진구에 위치한 부전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고 대화를 나눴다. 시장을 오가는 시민들과 상인들 사이에서 별도의 연출 없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만남이었다. 이 대통령은 “장사는 좀 어떠냐” “요즘 많이 힘들지 않느냐”고 묻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진구 부전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진구 부전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

이 대통령이 한 고령의 상인에게 "장사는 좀 어때요?"라고 묻자 상인은 "좋아져야할텐데..."라며 말을 얼버무렸다.

상인이 "호박고구마, 이거는 밤고구마. 돈 10만원씩 사가삐소(부산 사투리)"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그걸 어디 가서 처리하라고요?"라고 했다.

시장 방문 도중 이 대통령은 상인이 권한 피로회복제를 참모들과 함께 나눠 마시기도 했다. “힘이 번쩍 난다”는 말에 주변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고, 현장은 잠시나마 딱딱한 정치 일정이 아닌 일상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이 대통령은 생선과 고추무침 등 반찬도 온누리상품권과 현금으로 직접 구매하며 시장 상권 이용에 힘을 보탰다.

이번 방문은 해양수산부 임시청사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한 이후 이뤄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사전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일정으로, 이 대통령이 직접 제안해 부전역 인근 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생 현장을 직접 보고 판단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진구 부전시장에 위치한 음식점을 찾아 국무위원들과 점심식사를 하던 중 상인과 대화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진구 부전시장에 위치한 음식점을 찾아 국무위원들과 점심식사를 하던 중 상인과 대화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 대통령은 시장 내 한 횟집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등과 함께 오찬을 하며 다시 한 번 민생 문제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국가 운영의 최우선 과제”라며 “민생 문제 해결에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체감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의 중심을 민생에 두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해양수산부 장관 인선과 관련한 언급도 했다. 통일교 관련 의혹으로 전임 장관이 물러난 이후 해수부 장관직이 공석인 점을 거론하며, 후임 인사에 대해 “가급적이면 부산 지역에서 인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양수산 행정의 특성과 지역 이해도를 고려한 인선 방향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진구 부전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진구 부전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 뉴스1

한편 이날을 끝으로 2주 동안 진행된 사상 첫 생중계 형식의 정부 부처 업무보고도 마무리됐다. 이 대통령은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직접 공개하는 방식의 업무보고를 통해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이 대통령은 “6개월 뒤에는 또 다른 방식의 업무보고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해, 향후 국정 소통 방식에 변화가 이어질 가능성도 내비쳤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