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 마스크 위에 올려 보세요…이걸 왜 몰랐나 헛웃음이 납니다

2025-12-2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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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전된 건전지, 천 문지르기와 드라이기로 정말 살아날까?
건전지 응급 살리기,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급하게 리모컨을 쓰려는데 건전지가 방전됐다면? 집에 새 건전지가 없을 때 옷이나 천에 건전지를 세게 문지르면 다시 작동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마스크 위에 건전지를 올려두고 헤어 드라이기로 열을 가하면 된다는 방법도 있다. 알고 나면 헛웃음이 날 정도로 간단한 방전 건전지 활용 꿀팁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마스크를 활용한 방전된 건전지 재활용 꿀팁 AI 이미지
마스크를 활용한 방전된 건전지 재활용 꿀팁 AI 이미지

옷에 문지르거나 흔들면...정말 작동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완전히 방전된 건전지가 새것처럼 돌아오는 건 아니다. 내부에 조금 남아 있던 미세한 전기를 잠깐 더 끌어쓸 수 있는 정도다.

일반적으로 건전지가 다 소모됐다고 느낄 때도 실제로는 내부에 잔여 전력이 약간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건전지를 강하게 흔들거나 바닥에 가볍게 떨어뜨리거나 천으로 세게 문지르면 내부 분극 현상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면서 전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리모컨이나 벽시계처럼 전력 소비가 거의 없는 기기에서는 잠깐 다시 작동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오랫동안 지속되지는 않는다.

방전된 건전지를 옷에 문지르는 AI 이미지
방전된 건전지를 옷에 문지르는 AI 이미지

마스크 위에 올려두고 드라이기로?

천에 문지르거나 충격을 가했는데도 건전지 방전 상태가 그대로라면, 마스크 위에 올려두고 헤어 드라이기로 10초 정도 뜨거운 바람을 쐬어주는 방법도 있다. 높은 온도로 내부 화학 반응이 활발해지면서 건전지 전류가 늘어나게 된다.

다만 완전히 죽은 건전지가 헤어 드라이기 열로 새것처럼 부활하는 건 아니다. 남아 있던 아주 약한 전기를 잠깐 더 끌어쓰는 수준의 효과만 있을 수 있다고 보는 편이 안전하다.

건전지는 다 썼다고 느껴져도 안에 잔여 에너지가 조금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때 열을 가하면 내부 화학 반응 속도가 잠깐 올라가면서 전압이 약간 회복된다. 리모컨이나 무선마우스처럼 전력 소비가 아주 적은 기기에 넣으면 조금 더 작동할 수 있지만, 용량 자체가 복구된 게 아니라 잠깐 반짝 쓰는 정도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삽화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삽화 이미지

마스크는 왜?

마스크 위에 건전지를 올려두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과열을 완충하기 위해서다.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이 건전지 금속 표면에 바로 닿지 않게 해서 열을 약하게 만들려는 의도다.

또한 둥근 건전지가 바람에 굴러다니지 않도록 천 위에 모아두려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다.

주의할 점은?

헤어 드라이기로 너무 강한 열을 오래 쐬면 건전지 내부 압력이 올라가 누액이나 파열 위험이 커진다. 누액은 건전지 내부 액체가 새어 나오는 현상이다. 특히 이미 오래됐거나 부풀어 있던 건전지는 더 위험하다.

천에 문지르거나 가벼운 충격을 가하거나 잠시 뜨거운 바람을 쬐는 행위 자체가 폭발 같은 큰 위험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과도한 충격이나 열을 가하면 누액이나 발열, 파손 위험이 커진다. 급한 상황에서 리모컨 한두 번 더 눌러야 할 때 쓸 수 있는 꼼수 꿀팁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세컷 만화 / 위키트리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세컷 만화 / 위키트리

건전지 잔량이 애매하면 간단한 드롭 테스트로 확인할 수 있다. 5cm 높이에서 건전지를 떨어뜨려 튀거나 서는지 보는 방법이다. 바로 쓰러지면 다 쓴 건전지다. 수명이 다한 건전지는 가능한 한 빨리 사용을 멈추고 폐건전지 수거함에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지자체나 주민센터에서는 폐건전지를 모아가면 새 건전지나 종량제 봉투로 교환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집에서 무리하게 계속 쓰는 것보다 공식 수거 및 교환 제도를 활용하는 편이 훨씬 이득이다.

냉장고 보관은 효과 있을까?

건전지를 냉장고에 넣으면 오래 쓸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흔히 들린다. 하지만 최근 건전지에는 이 방법이 권장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건전지가 쓰지 않을 때도 내부 화학 반응으로 조금씩 자연 방전되는데, 온도가 낮으면 이 반응 속도가 느려져 수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이론이 있었다. 그래서 예전 망간 건전지는 장기 보관 시 차갑게 두면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 알카라인이나 리튬 건전지는 자체 방전률이 매우 낮게 설계됐다. 실온의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도 수년간 용량의 80~90% 이상을 유지한다. 냉장고에 넣어서 줄어드는 방전량은 실생활에서 거의 체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오히려 냉장고는 습기가 많고 온도 변화가 잦아 건전지 표면에 결로 현상으로 물방울이 맺히기 쉽다. 이 물기 때문에 금속 부분이 녹슬거나 단락, 누액 위험이 커져 수명이 줄고 기기 손상 가능성도 생긴다.

차가운 상태의 배터리는 내부 화학 반응 속도가 지나치게 느려져 순간적으로 전압이 떨어진다. 특히 냉장고에서 꺼내자마자 바로 사용하면 제대로 된 성능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건전지 냉장고 보관은 잘못된 보관 상식
건전지 냉장고 보관은 잘못된 보관 상식

그렇다면 올바른 건전지 보관 방법은?

직사광선과 고온 환경(차 안, 보일러 주변 등)을 피하고 서늘하고 건조한 실온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사용하지 않는 건전지는 기기에서 빼두고, 서로 다른 종류나 사용하던 것과 새것을 섞어 쓰지 않는 것이 수명을 지키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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