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 조용필은 사실상 탄자니아 대사였다”

2026-01-1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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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대사 뜻밖 언급 보니

토골라니 에드리스 마부라 주한탄자니아대사. / 연합뉴스
토골라니 에드리스 마부라 주한탄자니아대사. / 연합뉴스

가왕(歌王) 조용필이 한국에서 탄자니아 대사와 같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토골라니 에드리스 마부라 주한탄자니아대사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주한탄자니아대사관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2018년 탄자니아대사관이 서울에 생기기 전, 조용필은 사실상 탄자니아 대사와 같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조용필의 노래가 아프리카 최고봉인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와 세계 최대 야생동물 서식지 세렝게티 초원을 한국에 널리 알렸다고 감사를 표했다.

실제로 킬리만자로(해발 5895m)가 국내에 널리 알려진 이유 중 하나가 조용필이 부른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 덕분이다.

킬리만자로. / 유튜브 채널 'Erik Van Conove'
킬리만자로. / 유튜브 채널 'Erik Van Conove'

조용필이 1985년 발표한 8집 수록곡으로 크게 히트한 '킬리만자로의 표범' 가사에는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는 구절이 포함돼 있다.

마부라 대사는 "이 노래 때문에 사람들이 킬리만자로산에 실제 표범이 있냐고 묻기도 했다"면서 웃었다.

미국의 문호 헤밍웨이의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에는 킬리만자로 정상 기슭에 얼어 죽은 표범 사체가 있었다는 문장이 나온다. 1926년 킬리만자로의 주봉 키보에서 표범 사체가 독일 선교사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기록과 사진도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엔 기후 변화로 산 중턱 이상에서는 숲이 사라지고 먹잇감이 없어져서 표범은 살지 않는다. 표범은 먹이와 은신처가 많은 세렝게티 같은 초원에 주로 산다.

조용필은 2022년에는 9년 만에 신곡 '세렝게티처럼'을 발표했는데 이 역시 탄자니아와 관련된 곡이라 주목받았다.

가왕(歌王) 조용필. / 뉴스1
가왕(歌王) 조용필. / 뉴스1

마부라 대사는 2024년 탄자니아 대통령이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 당시 조용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며 재방문을 요청했다고도 전했다. 조용필은 1999년 탄자니아 정부 초청으로 방문한 바 있다.

탄자니아 방문 한국 관광객은 2018∼2019년 연간 1500∼2000명 수준에서 코로나19를 거친 뒤 2023∼2025년 연간 3000∼5000명으로 더 늘었다.

마부라 대사는 "한국 해외 여행객이 연간 2000만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숫자"라면서 "직항편이 없는 것이 이유라고 생각하고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프리카 주요 공용어인 스와힐리어로 ‘빛나는 산’이라는 의미인 킬리만자로는 영국 여왕의 선물로 탄자니아에 속하게 됐다. 1885년 베를린 회의에서 영국과 독일은 탄자니아와 케냐의 경계를 일직선으로 그었고, 킬리만자로는 케냐에 속해 영국령이 됐다. 영국은 아프리카에서 두 곳의 설산을 가지고 있었지만, 독일은 하나도 없었다.

이것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한 17세의 독일 황태자(후일의 빌헬름 2세)는 외할머니인 빅토리아 영국 여왕에게 설산 킬리만자로를 독일령 탄자니아에 달라고 요청했다. 여왕은 이 산을 그의 생일 선물로 주었고, 이는 탄자니아에 '신의 한 수'가 됐다. 킬리만자로는 탄자니아를 세계에 알리고 세계의 아마추어 등반가들을 끌어들이는 관광 명소가 됐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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