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는 같은데...주말 비행기가 더 빠른 날이 있는 이유는?
2026-01-1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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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목적지인데 항공기는 왜 매번 다른 길로 갈까
목적지는 바로 앞인데 비행기는 왜 굳이 크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까?

해외여행을 한 번쯤 해 본 사람이라면 비행기 좌석 앞 화면에서 비행 경로를 보며 ‘왜 이렇게 돌아가지?’라는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목적지는 분명 동쪽인데 항공기는 북쪽이나 남쪽으로 크게 휘어 가는 것처럼 표시되고, 인천에서 일본 나리타로 향하는 노선도 직선 대신 꺾인 길을 따라간다.
국토교통부 유튜브 채널 영상 ‘왜 비행기는 직선으로 가지 않는걸까? 항공로의 비밀’ 영상에 따르면 이는 단순한 비효율이 아닌 하늘에서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라고 설명한다.

◈ 목적지까지 ‘그냥 직선’이 안 되는 이유
영상에 따르면 여객기는 목적지까지 마음대로 최단거리로 날아가지 않는다. 자동차가 도로를 따라 달리듯 항공기도 정해진 항공로를 따라 비행한다. 동시에 수많은 항공기가 떠 있는 하늘에서 각자 직선으로만 움직이면 교차와 충돌 위험이 커질 수 있어 항공로를 기반으로 운항 흐름을 관리한다는 취지다.

◈ 군 공역과 비행금지구역이 만든 ‘우회 경로’
항공로를 직선으로만 설계할 수 없는 이유도 함께 제시된다. 하늘은 민간 항공기만 쓰는 공간이 아니라 군이 훈련을 수행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영상은 공군 전투기들이 편대 비행, 공중 기동, 공대지 사격 같은 훈련을 수행하고 이를 위한 훈련 공역이 별도로 설정돼 있다고 전한다. 이 공역은 민간 항공기의 진입이 제한되는 만큼 항공로는 해당 구역을 피해 설계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민간 항공기의 진입 자체가 법적으로 금지된 비행금지구역도 존재한다. 영상은 서울 상공에 설정된 P73 공역을 대표 사례로 언급하고, 휴전선 인접 상공에 설정된 P518 공역처럼 특히 제한이 강한 민감 공역도 있다. 과거 여객기가 관제 지시를 착각해 이 구역으로 진입하려 했던 사례도 있었다.
◈ ‘비어 있는 시간’엔 하늘길을 더 곧게 쓴다
영상은 공역 운영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국토교통부 항공교통본부 소속 ‘공역총괄과’를 소개한다. 공역총괄과는 하늘길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단축 항로(CDR)를 제공하는데 군이 훈련으로 쓰는 공역이라도 사용하지 않는 시간대가 생기면 민간 항공기가 임시로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식이다.

평일엔 막혀 있던 구역이 주말이나 공휴일엔 비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가능한 구간에서는 더 직선에 가까운 경로로 비행하도록 돕는다.
영상에 따르면 이 단축 항로는 제주·동남아·일본 등 여러 노선에서 활용됐고, 2024년 기준 총 43만 8000km 비행 거리가 단축됐다. 그 결과 약 75억 원 규모의 연료비가 절감됐고, 약 2만 톤의 탄소 배출량이 줄어드는 효과로 이어졌다.
이처럼 단축 항로가 적용되면 더 직선에 가까운 길로 날아 평소보다 빨라질 수도 있지만, 같은 노선이라도 항공 교통량(트래픽)과 관제 상황, 공역 운용 여건에 따라 실제 비행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비행기가 직선으로 가지 않는 이유가 항공로가 군 공역과 비행금지구역 등을 고려해 설계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제와 항공로는 복잡한 공역에서 충돌 위험을 줄이고 안전 운항을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