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자의 한강 추위 체험 "한강 라면이 이렇게 얼어붙었습니다"

2026-01-2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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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서 라면이 얼마나 빨리 얼어붙는지 한번 시험해 보겠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 라면. / 'TBS NEWS DIG Powered by JNN' 유튜브
꽁꽁 얼어붙은 한강 라면. / 'TBS NEWS DIG Powered by JNN' 유튜브
"이거 진짜 얼어요? 아니, 이게 얼어?“

한강변 공원. 평소라면 라면을 홀짝이며 강변 풍경을 즐기던 시민들로 붐볐을 장소가 텅 비어 있었다. 대신 그 자리엔 기자 한 명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 한 그릇을 들고 서 있었다. 손에서 김이 피어오르는 뜨거운 라면 그릇. 하지만 이 라면은 먹기 위한 게 아니었다. 얼리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 22일 한국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3.2도. 얼마나 추운지 피부로 느끼기 어렵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면 된다. 끓는 물에 부어 만든 라면이 2시간 만에 젓가락째 얼어붙을 정도의 추위라고.

일본 TBS의 기자가 서울의 혹한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한강변으로 향했다. 서울 시내를 유유히 흐르는 한강은 '한강 라면'으로 유명한 곳이다. 강변 공원 곳곳에 자리한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서 후루룩 먹는 것. 한강의 낭만이자 명물이다. SNS에는 한강에서 라면을 먹는 인증샷이 넘쳐난다. 관광객들도 꼭 한 번 해보길 바라는 체험이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기자가 갓 끓인 라면을 한강변 벤치에 올려놓았다. "라면이 얼마나 빨리 얼어붙는지 한번 시험해 보겠습니다." 뜨거운 국물에서 하얀 김이 피어올랐다. 면발은 여전히 탱글탱글했고, 국물은 뜨거웠다. 평소 같았으면 후후 불어가며 먹었을 그 라면을 그대로 뒀다.

30분이 지났다. 김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1시간이 지나자 국물 표면에 얇은 막이 생기기 시작했다. 1시간 30분이 되자 국물이 점점 뻑뻑해지는 게 눈에 보였다. 그리고 2시간 뒤. "보라. 시간이 멈춘 것처럼 젓가락도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라면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젓가락은 국물 속에 박힌 채 그대로 굳어 있었다. 마치 누군가 라면을 먹다가 시간이 정지해버린 것 같은 모습이었다. 기자가 젓가락을 들어 올리려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완전히 꽁꽁 얼었습니다.“

그릇을 손으로 두드려보니 딱딱한 소리가 났다. 기자가 얼어붙은 면을 입에 넣어봤다. "가루 같은 맛밖에 나지 않는다." 뜨거운 국물의 감칠맛도, 쫄깃한 면발의 식감도 모두 사라졌다. 남은 건 얼음 가루를 씹는 듯한 느낌뿐이었다.

한강변 곳곳에는 이날의 혹한이 남긴 흔적들이 역력했다. 평소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던 시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간간이 지나가는 사람들은 목도리를 턱까지 끌어올리고 외투 속에 손을 찔러 넣은 채 종종걸음을 쳤다. 강변 난간에는 고드름이 주르륵 매달렸고, 벤치 위에는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아 있었다.

한강 물도 예외는 아니었다. 강변 일부 구간에서는 얇은 얼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물가의 풀과 나뭇가지들은 하얗게 얼어붙어 있었다. 평소 한강을 따라 유유히 떠다니던 오리들조차 추위를 피해 물속으로 잠수하거나 강변 한쪽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추워서 못 있겠다. 빨리 들어가자." 한강을 찾았던 한 시민이 동행에게 말했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평소 같으면 한 시간씩 산책을 즐기던 사람들도 이날만큼은 추위를 견디지 못했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 라면. / 'TBS NEWS DIG Powered by JNN'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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