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사고쳤다…글로벌 '1위' 찍고 60개국 톱10 휩쓴 한국 드라마
2026-01-2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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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고윤정 케미, 글로벌 60개국 사로잡다
언어 넘어 '소통'의 언어를 찾다
넷플릭스가 또 한 번 ‘한국 드라마 파워’를 증명했다.

김선호·고윤정 주연의 오리지널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이하 ‘이사통’)가 공개 2주 만에 글로벌 1위에 오르며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했다. 공개 직후부터 “케미 미쳤다”는 반응이 쏟아지던 작품이, 이제는 지표로도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28일 넷플릭스 투둠(Tudum)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사통’은 공개 2주차(1월 19일~25일) 기준 900만 시청수(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TV쇼(비영어) 부문 1위에 랭크됐다. 톱10 진입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프랑스, 이탈리아, 브라질, 멕시코 등 60개국에 달한다. 전주 대비 순위는 한 계단 올랐고, 톱10 진입국 역시 24개국 늘었다. 숫자가 말해주는 건 단순한 ‘흥행’이 아니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남미까지 확장된 파급력이다.

‘이사통’의 출발점은 명확하다. 다중언어 통역사 주호진이 글로벌 톱스타 차무희의 통역을 맡게 되며 펼쳐지는 예측불가 로맨틱 코미디. 여러 언어엔 능통하지만 사랑의 언어엔 서툰 남자, 모두의 사랑을 받지만 정작 자신의 사랑엔 서툰 여자. 서로 다른 결의 두 사람이 ‘사랑과 소통’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두고 이어질 듯 말 듯 한 로맨스 관계를 만들어간다. 장르 자체는 가벼운 로코에 가깝지만, 이야기의 핵심은 “말이 통하는 것과 마음이 통하는 것은 다르다”는 간극을 집요하게 건드린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가진 힘은 제작진의 이름값에서 시작해 캐스팅에서 완성됐다. ‘주군의 태양’, ‘최고의 사랑’, ‘호텔 델루나’, ‘환혼’ 등을 집필한 홍자매(홍정은·홍미란)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이 기대를 끌어올렸고, 김선호가 주호진, 고윤정이 차무희 역을 맡아 멜로 호흡을 펼치며 ‘믿고 보는 조합’을 증명했다. 전혀 다른 성격과 말투를 가진 남녀의 온도차를 설득력 있게 끌어내며, 공감과 소통이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고윤정은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한순간에 글로벌 톱스타가 된 차무희를 연기하며 또 한 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환혼’(2022) 이후 홍자매와 두 번째 인연을 이어간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작품은 고윤정의 로맨스물 첫 주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장르 톤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연기, 감정선의 밀도를 세밀하게 쌓아 올리는 방식이 몰입을 끌어올렸고, 그동안 축적해 온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확장했다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1인 2역 연기에 처음으로 도전하기도 했다. 종영 인터뷰에서 “부담도 됐지만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연기를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설레는 마음이 조금 더 컸던 것 같다”며 “무희가 돌려 말하지만, 도라미는 되게 직설적이고 자유분방해서 연기하면서 시원한 부분도 있었다”고 말한 대목은, 작품 속 ‘언어의 결’이 캐릭터 구축의 핵심 포인트였음을 보여준다.

김선호의 복귀 카드도 강력했다. 김선호는 5년 만의 로맨스 장르 복귀작으로 ‘이사통’을 선택했다. ‘폭싹 속았수다’에서도 로맨스가 있었지만, 본격 로맨스는 2021년 ‘갯마을 차차차’ 이후 처음이다. 작품 속에서 그는 한국어는 물론 일본어, 이탈리아어 등 여러 언어를 소화한다. 현장에 전문 통역사가 상주했고, 김선호는 대본 위주로 4개국 언어를 숙지하며 연기 방향을 함께 조율했다.
다만 그는 언어 자체보다 ‘통역사처럼 보이는 직업성’이 더 큰 부담이었다고 밝혔다. “일본어의 경우 워낙 잘하는 배우들이 많아서 걱정도 됐다. 그런데 언어를 잘하는 것보다 '통역사처럼 보이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더 컸다”는 고백은, 디테일에 대한 집요함을 드러낸다.
연출진의 확신도 일찌감치 드러났다. 유영은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주호진 역은 언어에 대한 부담감 뿐만 아니라 담백한 인물이다 보니, 섬세하고 디테일한 감정 표현이 중요했다. 그런 점에서 김선호에게 믿고 맡길 수 있는 부분이 컸다. 코믹이면 코믹, 로맨스면 로맨스, 캐릭터의 냉철함까지 전반적으로 잘 표현해 준 배우다. 모든 게 다 가능했던 배우였다”고 극찬했다.
김선호 역시 고윤정의 1인 2역에 대해 “처음 모니터를 봤는데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너무 정확하게 준비해 와 놀랐다”고 찬사를 보냈다. 서로가 서로의 연기를 끌어올리는 구조가 ‘케미’로 이어졌고, 그 케미가 글로벌 지표로까지 번졌다.

흥행의 열기는 화면 밖에서도 이어졌다. 인기에 힘입어 비하인드 영상도 관심을 끌고 있다. 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현장 비하인드 #2 - 이탈리아, 한국 편’에는 두 배우의 촬영 현장과 장면 리허설이 담겼고, 댓글 창은 또 한 번 폭발했다.
“넷플릭스….어렵게 가라앉힌 사람을 왜 또 휘저어놓지? 책임져”, “비하인드 더 주세요... 아직 부족합니다…”, “케미 미쳤다”, “올해 한국 드라마에서 이 얼굴합을 이길 수 있는 멜로가 있을까?” 등 반응이 쏟아지며 ‘작품 소비’가 ‘콘텐츠 확장’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고 있다.

결국 ‘이사통’이 보여준 성과는 하나로 정리된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익숙한 장르 안에서, “소통”이라는 보편적 테마를 글로벌 정서로 번역해낸 것. 그리고 그 중심에 김선호·고윤정이라는 ‘말이 필요 없는 조합’이 있었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