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0% 더 폭락해 4000만원 아래로 내려갈수도?

2026-02-0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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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윈터 재현 우려... 일각선 “투기 걷어내려면 고통 불가피” 주장도

비트코인이 7만달러대로 급락한 2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현황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 뉴스1
비트코인이 7만달러대로 급락한 2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현황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 뉴스1

비트코인이 주말 사이 급락하며 최근 암호화폐 시장을 떠받치던 상승 서사에 균열이 드러났다. 가격 하락 자체보다도, 그 과정에서 노출된 시장의 취약성이 투자자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은 2일(현지시각) 기준 7만5000달러 안팎까지 밀렸다. 지난해 10월 고점(12만6000달러) 대비 35%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8000억달러가 증발했고, 글로벌 자산 시가총액 상위 10위에서도 밀려났다.

이날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하락은 단순한 조정이라기보다 여러 악재가 동시에 겹치며 촉발된 ‘연쇄 붕괴’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정학 리스크...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이 아니었다

직접적인 방아쇠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였다.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급격히 강화됐다.

전통적으로 전쟁이나 분쟁 국면에서는 달러로 자금이 쏠리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은 피난처가 아니라, 오히려 가장 먼저 현금화되는 자산 역할을 했다. 24시간 거래되는 특성상 주말 유동성이 얇은 시간대에 매도 물량이 집중되며 낙폭이 빠르게 확대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위기 국면에서 비트코인은 여전히 안전자산이 아니라 유동성 공급원으로 취급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금·은까지 흔든 ‘하드 머니’ 리셋

이번 주 하락은 암호화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금과 은 역시 동반 급락했다. 금 가격은 하루 만에 9% 급락하며 4900달러 선 아래로 내려왔고, 은 가격은 26% 폭락해 85달러대까지 밀렸다.

이는 케빈 워시의 미 연준(Fed) 의장 지명 이후 달러 가치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달러 강세가 심화되자 달러 표시 자산인 금·은·비트코인 전반에서 디레버리징(위험 축소)이 동시에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레버리지 포지션이 만든 ‘청산 덫’

가격 하락을 증폭시킨 핵심 요인은 대규모 강제 청산이었다.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주말 동안 비트코인 강세에 베팅한 레버리지 롱 포지션 약 25억달러어치가 청산됐다. 하루 만에 약 20만 명의 트레이더 계좌가 정리된 셈이다.

레버리지 거래 특성상 가격이 특정 구간을 이탈하면 자동 매도가 발생하고, 이는 추가 하락과 추가 청산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효과’를 만든다. 이번 주말 시장은 전형적인 유동성 공백 속 청산 악순환을 보여줬다.

‘세일러 리스크’와 사라진 최종 매수자

하락 과정에서 시장의 불안을 키운 또 다른 요인은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평균 매입가 붕괴였다.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약 7만6037달러 아래로 내려오자 세일러가 보유한 비트코인이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다만 코인데스크는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이 담보로 설정돼 있지 않아 강제 매도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대형 기업조차 추가 매수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곧 “이 시장에서 누가 마지막 매수자가 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으로 이어졌다.

개인은 던지고, 고래는 줍는다

지갑 데이터는 시장 심리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비트코인 10개 미만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은 한 달 넘게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1000개 이상을 보유한 ‘메가 고래’들은 조용히 물량을 늘리고 있다.

공포에 질린 개인 투자자들이 던진 물량을 장기 자금이 흡수하는 전형적인 약세장 패턴이라는 평가다. 다만 고래들의 매수 역시 가격 반등을 이끌 만큼 강하지는 않았다.

‘크립토 윈터’가 또 한 번 오는가

이번 조정을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2021년 말~2022년 초로 이어졌던 ‘크립토 윈터’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당시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80% 가까이 하락했다.

만약 지난해 10월 고점인 12만6000달러에서 같은 낙폭이 재현된다면, 이론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2만5000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지난 상승장에서 누적된 과도한 투기와 레버리지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고통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물론 이번 사이클은 과거와 다르다는 반론도 있다. 블랙록과 JP모건 등 전통 금융기관의 참여, ETF와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제도권 편입, 각국의 규제 정비 등은 이전 사이클에서는 볼 수 없던 변화다. 그럼에도 시장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과도한 탐욕 뒤에는 항상 조정이 따른다는 점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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