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힘 실렸다…자민당 316석 ‘개헌선’ 넘기며 국회 장악

2026-02-0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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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재의결 가능한 ‘슈퍼 여당’ 현실화
개헌은 참의원 벽 남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일본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총선에서 전후 처음으로 단일 정당 3분의 2 의석을 넘기며 압승을 거뒀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 NHK 보도화면 캡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 NHK 보도화면 캡처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NHK는 일본 중의원 선거 개표 방송에서 자민당이 전체 의석 465석 가운데 311석을 확보해 과반은 물론 단독 개헌 발의선으로 불리는 3분의 2 기준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 ‘311석’이 의미하는 것…중의원 3분의 2의 힘

이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정권 시절인 1986년 총선에서 기록된 자민당의 종전 최다 의석 300석을 뛰어넘는 수치로 당시보다 전체 의석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NHK는 단일 정당이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 의석을 차지한 것은 전후 일본 정치사에서 처음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중의원 3분의 2’는 숫자 자체가 상징이 아니라 권한의 변화에 가깝다. 중의원에서 이 정도 의석을 쥐면 참의원에서 막힌 법안도 다시 표결해 통과시킬 수 있어 야당 견제가 크게 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2024년 10월 이시바 시게루 정권 당시 총선에서 놓쳤던 단독 과반 지위를 1년 4개월 만에 되찾으며 정권 운영의 주도권을 완전히 회복하게 됐다. 선거 공시 직전 자민당 의석 수는 198석이었지만 이번 총선을 계기로 의석을 대폭 늘리며 장기 집권 기반을 다시 굳혔다.

연정 파트너인 일본유신회도 중간 개표 기준 31석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자민당과 일본유신회를 합친 연립 여당 의석 수는 340석을 넘어서며 국회 내 압도적인 다수 구도를 형성했다. 이런 구도는 예산안 처리나 주요 법안 추진에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정책이 빠르게 밀어붙여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따라붙는다.

◈ 개헌은 왜 ‘바로’ 못 하나…참의원 벽

다만 개헌 추진과 관련해서는 제약이 남아 있다. 일본 헌법 개정안은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지만 현재 참의원은 여소야대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쉽게 말해 중의원에서 아무리 크게 이겨도 참의원에서 같은 수준의 찬성이 나오지 않으면 개헌 절차의 첫 관문인 발의 자체가 어렵다는 의미다.

참의원 선거는 2028년에 예정돼 있어 당장 개헌안 발의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민당은 아베 신조 총리 재임 시절인 2017년 총선에서도 연립 여당 차원에서 개헌 발의선은 넘겼지만 연정 파트너의 신중한 태도로 실제 발의에는 이르지 못한 바 있다.

이번 총선 승리를 이끈 다카이치 총리는 여당의 대승이 확실해진 뒤 방송 인터뷰에서 개헌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자신이 심판받고자 했던 핵심 사안은 경제 재정 정책의 전환이었다며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통해 경제 회복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조만간 출범할 2기 내각과 관련해서도 현 각료진을 신뢰한다며 대규모 개각보다는 정책 연속성에 방점을 찍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번 선거에서 제1야당은 참패했다. 종전 의석이 160석을 넘었던 중도 성향 야당은 40석 안팎에 그치며 존재감이 크게 줄었다. 제2야당과 군소 정당들도 의석 확대에는 제한적인 성과를 거두는 데 그쳤다. 일본 정치는 이번 총선을 계기로 자민당 중심의 일극 체제가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정책 독주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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