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서 빚어내는 천년의 숨결”~강진에 ‘물레 고수’ 다 모인다

2026-02-2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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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강진청자축제 하이라이트 ‘물레경진대회’ 개막
전국 16개 대학·기능 명장 총출동… 0.1mm의 오차도 허용 않는 진검승부
대상 수상자에 상금 100만 원·전기가마 부상… 심사 기준 대폭 강화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대한민국 도예의 성지, 전남 강진군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흙과 불, 그리고 장인의 손길이 만나는 ‘물레의 향연’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도예가들이 오직 손끝의 감각만으로 최고를 가리는 숨 막히는 승부가 예고됐다.

강진군은 오는 23일, 제54회 강진청자축제의 백미인 ‘강진청자물레경진대회’를 강진청자촌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축제 이벤트를 넘어, 국내 도예 기술의 정점(頂點)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 경연장으로 꾸며진다.

◆대학생부터 명장까지… 계급장 떼고 ‘흙’으로 붙는다

이번 대회의 라인업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전국 16개 대학의 도예 전공 유망주들은 물론, 도자기의 고장인 여주와 이천에서 잔뼈가 굵은 ‘물레 대장’급 장인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전국기능경기대회 메달리스트들까지 가세해, 신구(新舊) 조화 속 치열한 자존심 대결이 예상된다.

참가자들은 정해진 시간 내에 고난도의 물레 성형 과정을 수행하며, 똑같은 크기와 모양의 기물을 만들어내는 정밀 조형 기술을 겨루게 된다. 회전하는 물레 위에서 흙덩어리가 순식간에 우아한 곡선의 도자기로 변신하는 마법 같은 광경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예쁘기만 해선 안 된다”… 더 까다로워진 심사 잣대

올해 대회는 심사 기준이 전면적으로 강화됐다. 심미성은 기본이고, 반복 제작 시의 정확성(동일성)과 기능도, 완성도 등 기술적인 측면을 현미경 검증하듯 평가한다. 0.1mm의 오차도, 미세한 균열도 감점 요인이 된다. 실질적인 물레 성형 능력인 ‘핸드 스킬’을 적나라하게 보겠다는 의도다.

대회를 기획한 목원대학교 김광길 교수는 “이번 대회는 전국의 젊은 패기와 노련한 명장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도예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흙을 다루는 기초 체력부터 고도의 기교까지 도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상엔 330만 원 상당 ‘가마’까지… 풍성한 보상

최고의 실력자에게 주어지는 보상도 파격적이다. 영예의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 원과 함께 도예가들의 ‘로망’인 330만 원 상당의 전기가마(동아기연 협찬)가 부상으로 수여된다. 최우수상 2명에게도 상금 100만 원과 소형 도판기가 주어지는 등 총상금과 부상이 푸짐하게 준비됐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천년의 비색을 간직한 강진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가 도예 인재를 발굴하고 전통 기술을 계승하는 산실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도예 문화의 미래를 밝히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진청자축제는 이번 경진대회 외에도 다양한 체험과 전시, 공연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문화축제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23일, 강진의 흙이 빚어낼 기적 같은 승부에 전국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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