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단체, 지원단장 교체 촉구
2026-02-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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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10.19 유족회·시민사회 23일 공동 성명… “민주적 절차 유린한 폭거”
“이길용 지원단장, 협의 없이 위원 독단 선정… 역사 정의 훼손” 맹비난
“책임자 문책 및 원점 재검토 없으면 강력 대응”… 도지사 면담 요구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여순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여정이 행정 당국의 ‘불통 인사’ 논란으로 파행 위기에 직면했다.
여순10.19항쟁 유족회와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23일 공동 성명을 내고, 전라남도 여순사건지원단이 실무위원회 위원 선정을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강행했다며 이길용 지원단장의 즉각적인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민주적 절차를 유린한 폭거이자, 역사 정의를 훼손하는 행정 편의주의의 극치”라고 규정하며 전라남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족 목소리 지우고 입맛대로 선정… 누구를 위한 위원회인가”
단체 측에 따르면, 그동안 여순사건 실무위원 선정은 피해자 중심 원칙에 따라 유족회 및 시민사회와의 협의를 거쳐 진행되는 것이 관례이자 불문율이었다. 이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수십 년간 고통받아온 피해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사회적 합의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선정 과정에서 전라남도 여순사건지원단은 이러한 협의 과정을 깡그리 무시했다. 단체들은 “이길용 지원단장이 관련 단체와의 소통을 전면 차단한 채 독단적으로 위원을 내정했다”며 “이는 조례에 명시된 절차를 위반한 것은 물론, 막바지 심사가 진행 중인 중차대한 시기에 진상규명의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특히 이들은 “과거 중앙 차원의 위원 선정 당시 ‘밀실 인사’라며 비판했던 전라남도가 정작 자신들은 똑같은 방식으로 일방통행을 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자기모순이자 역사 앞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지원금 배정부터 위원 선정까지… 오만과 불통의 연속”
비판의 화살은 단순한 인선 문제를 넘어 행정 전반으로 향했다. 단체들은 지원단이 그간 시·군에 배정되는 여순사건 관련 사업비를 특정 지역에 편파적으로 배정해 왔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번 위원 선정 사태 역시 “오만과 불통 행정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길용 단장이 도지사까지 속이고 강행한 배후를 밝혀야 한다”며 행정 내부의 시스템 붕괴 가능성까지 언급해 파장이 예상된다.
◆“즉각 철회 안 하면 강력 대응”… 전운 고조
이날 성명을 통해 유족회와 시민사회는 전라남도에 ▲이길용 지원단장 즉각 교체 ▲밀실 선정 책임자 문책 및 경위 규명 ▲실무위원 선정 원점 재검토 ▲위원 선정 시 시민단체·유족회 협의 제도화 ▲도지사 공개 면담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여순사건은 특정 공무원이나 행정기관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유족을 배제한 어떠한 결정도 수용할 수 없으며,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을 경우 물리적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성명에는 여수·순천·광양·고흥·보성 유족회를 비롯해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여순10.19범국민연대, 순천·여수YMCA 등 지역의 주요 단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전라남도가 성난 유족들의 민심을 어떻게 달랠지, 향후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