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주민 '0명' 됐다…마지막 주민 별세, 딸 전입신고는 반려

2026-03-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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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지킨 마지막 주민 김신열 씨 별세...주민 0명

독도의 마지막 주민이었던 김신열 씨가 지난 2일 향년 88세로 별세하면서, 독도는 주민등록상 거주 인구가 단 한 명도 남지 않은 섬이 됐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민간인 주민의 계보가 완전히 끊기면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도 / 뉴스1
독도 / 뉴스1

제주 해녀 출신인 김 씨는 남편 고(故) 김성도 씨와 함께 1960년대 후반 독도에 들어가 어업을 이어오다, 1991년 두 사람 모두 주소지를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로 옮겼다. 남편이 배를 타고 조업에 나서는 동안 김 씨는 해녀로서 전복과 미역 등 수산물을 채취하며 섬 생활을 꾸렸다. 독도 선착장에서 방문객에게 기념품을 판매하는 등 경제활동도 지속했다.

부부는 각종 선거마다 거소투표를 통해 한 표씩 행사했다. 2006년에는 독도에 처음으로 투표소가 마련돼 직접 투표에 참여하기도 했다. 세금 납부도 이어가며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로서 실효적으로 지배되고 있다는 사실을 행동으로 증명했다.

2018년 남편 김성도 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김신열 씨는 홀로 섬을 지켰다. 그러나 2020년 9월 태풍 '하이선'이 독도를 강타해 주민 숙소가 크게 파손되자 육지에 있는 딸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숙소는 이듬해인 2021년 복구됐지만, 이미 고령인 데다 지병까지 악화된 탓에 끝내 독도로 돌아가지 못하고 경북 포항에서 별세했다.

독도 마지막 주민 김신열 씨의 독도 거주 당시 모습 / KBS
독도 마지막 주민 김신열 씨의 독도 거주 당시 모습 / KBS

김 씨의 별세 전 가족들은 독도 전입을 시도했었지만 모두 반려됐다. 딸과 사위는 노모를 곁에서 모시겠다며 독도 주민숙소로 주소를 옮기려 했으나, 울릉읍사무소는 독도관리사무소의 상시 거주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입신고를 반려했다.

독도로 주소를 옮기는 것이 이처럼 어려운 데는 제도적 이유가 있다. 주민등록법상 전입신고는 해당 주소지에 실제로 거주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독도는 생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사실상 일반인이 정착해 살기 어려운 환경이다. 더불어 독도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어 거주나 개발 행위가 엄격히 통제된다. 2003년 한 여성이 독도 주민숙소에 전입한 사례가 있었지만, 실제 상시 거주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몇 년 뒤 주민등록이 직권말소되기도 했다.

경상북도 울릉군 동도와 서도 / 뉴스1
경상북도 울릉군 동도와 서도 / 뉴스1

현재 독도에는 독도경비대원, 독도관리사무소 직원, 119 구조대원 등 약 40명이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순환 근무 형태로 체류할 뿐 주민등록 주소지를 독도로 두고 있지 않다. 이에 일부 전문가와 관련 단체들은 주민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외교적으로 불리한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울릉군은 경북도와 협의해 향후 독도 상시거주민 선정 문제를 포함한 정책 방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별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유족 입장을 고려해 당장 특정 조처를 취할 상황은 아니다"면서 "경북도와 논의해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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