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팔까요?'…전쟁 중인데 '금값'이 이렇게나 떨어져 다들 멘붕

2026-03-24 09:50

add remove print link

전쟁 직후 금값이 폭락한 이유, 안전자산의 역설

전쟁이 나면 금값이 오른다는 공식이 있다. 그런데 지금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이란 침공 직후 110만 원 선을 넘나들던 순금 한 돈(3.75g) 가격이 이달 들어 88만5000원(살 때 기준)까지 밀렸다. 24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순금 한 돈 가격은 장중 88만5000원까지 떨어졌다가 90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100만 원 선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금값 왜 떨어질까?'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금값 왜 떨어질까?'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1983년 이후 최악의 주간 낙폭

국제 금 시세도 마찬가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기준 금 선물 가격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0일까지 12.8% 하락했고, 지난주에만 약 11% 빠지며 1983년 이후 주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4574.90달러로, 이란 전쟁 이후 고점 대비 14% 이상 하락한 상태다. 국내 금 현물 역시 한국거래소 금 시장에서 g당 7.87% 떨어진 20만8530원에 마감했다.

금 ETF 수익률도 직격탄을 맞았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지난주 15.89% 하락해 전체 ETF 중 낙폭이 가장 컸다.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14.19%), TIGER 금은선물(H)(-8.69%), KODEX 골드선물(H)(-8.04%) 등 금 ETF 대부분이 부진한 성적을 냈다.

왜 전쟁인데 금값이 떨어지나


통념대로라면 지정학 리스크가 커질수록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늘어야 한다. 그러나 시장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전문가들이 꼽는 핵심 원인은 세 가지다.

'미국 이란 전쟁 언제 끝날까?'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미국 이란 전쟁 언제 끝날까?'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첫째,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 최근 급락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금 상승률은 40%를 넘는다. 변동성이 폭발하고 유동성 스트레스가 커진 상황에서 수익률이 가장 좋고 유동성도 풍부한 금을 먼저 현금화하려는 매도 압력이 쏟아진 것이다.

둘째, 헤지펀드의 강제 청산이다. 전쟁 전까지 장단기 금리차가 벌어질 것으로 보고 레버리지 베팅을 쌓아뒀던 헤지펀드들이 단기금리 급등으로 반대 방향에 물리자, 마진콜에 대응하기 위해 평가 이익이 쌓인 금부터 내다 팔기 시작했다. 코멕스 금 선물 미결제 약정 총액이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셋째, 고금리 장기화 우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현재 기준금리를 연 3.5~3.75%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꺾였다.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금은 금리가 높을수록 채권 대비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이것이 다시 긴축 기대로 이어지는 구조가 금값을 짓누르고 있다.

안전자산끼리도 희비가 갈렸다. 금리 인하 기대 후퇴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관련 ETF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안전자산끼리도 희비가 갈렸다. 금리 인하 기대 후퇴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관련 ETF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반면 달러 ETF는 강세


안전자산끼리도 희비가 갈렸다. 금리 인하 기대 후퇴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관련 ETF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1.11%,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11.21%를 기록했다.

당분간 반등은 제한적…중장기는 여전히 엇갈려

일부 전문가는 긴축 공포가 완화되기 전까지 단기 금 가격 반등은 제한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달러 반등과 금의 급락은 단순한 마진콜이나 일시적 유동성 경색으로 보기 어렵다. 2023년 이후 금이 두 배 이상 오른 것은 달러 약세와 글로벌 유동성 확장이라는 두 축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였는데, 금이 꺾인다는 것은 유동성 환경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이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JP모건은 연말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6300달러로 그대로 가져가고 있으며, 씨티는 올해 3번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달 설문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거래 1위는 여전히 금 매수로 집계됐다. 단기 변동성과 중장기 구조적 수요 사이의 간극이 지금 금 시장의 핵심 변수다.

골드바.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골드바.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NewsChat